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세 번째 평화회담에서 8일 인도주의 통로 가동 방침을 재확인했다. 전쟁 상황을 크게 바꿀만한 결과가 도출되지는 못했지만 곧 벨라루스에서 4차 회담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
7일(현지시간) 로이터·타스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양국 협상 대표단은 이날 벨라루스 서남부 브레스트 주(州)의 '벨라베슈 숲'에서 만나 약 3시간 동안 대화했다.
양측은 만족할만한 성과를 얻지는 못했다면서도, 8일 예정대로 우크라이나에서 민간인을 대피시키는 '인도주의 통로'를 가동한다는 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고문 미하일로 포돌랴크는 회담 직후 "상황을 크게 개선하는 결과를 끌어내지는 못했다"면서도 "인도적 통로 개설에 있어서 작지만, 긍정적인 진전이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협상에서 조율된 인도주의 통로 노선 변경이 주민들에게 더 효율적인 도움을 제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양측은 앞선 2차 회담에서도 민간인 대피에 합의했으나, 지난 5·6일 격전지인 마리우폴과 볼노바하 주민들은 휴전 약속이 지켜지지 않아 탈출에 실패했었다.
러시아도 인도주의 통로 가동 방침을 재확인하고, 우크라이나와 계속 대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 대표단 단장인 블라디미르 메딘스키 대통령 보좌관은 "정치ㆍ군사적 측면의 논의가 이어졌지만, 협상에 대한 우리의 기대는 충족되지 않았다"면서도 "러시아는 인도주의 통로 개설 문제를 중점적으로 제기했으며 우크라이나 측은 바로 내일(8일) 이 통로들이 가동될 것이라고 확인했다"고 전했다.
조만간 4차 회담이 다시 벨라루스에서 열릴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러시아 대표단 일원으로 협상에 참여한 레오니트 슬루츠키 하원 국제문제위원회 위원장은 4차 회담과 관련해 "정확한 날짜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조만간 벨라루스에서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세 번째 평화협상이 진행되는 상황에서도 우크라이나 북부와 동북부 전선에서 치열한 교전이 발생했다.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와 제2의 도시 하르키우를 비롯해 체르니히우, 코노토프, 수미 등 주요 전략 요충지를 향한 러시아의 공세는 협상 진정성을 의심케하고 있다.
미국 국방부는 러시아군이 주요 도시에 대한 포격을 늘리고 있다며 "이런 공격이 민간 목표물과 인프라, 주거 지역을 타격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총참모부도 러시아군이 키이우 서북부 방면에 병력을 집결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러시아군의 키이우 총공세 징후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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