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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방처럼 쉬어 갈까... 1호 ‘기적의도서관’이 만든 기적들

입력
2022.03.08 17:00
수정
2022.03.08 17:42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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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자 쉼터로 좋은 순천의 작은 도서관

순천 '풍덕글마루도서관'은 여행 서적 특화 도서관이다. 내부는 안방처럼 편안하게 쉴 수 있는 구조다.

순천 '풍덕글마루도서관'은 여행 서적 특화 도서관이다. 내부는 안방처럼 편안하게 쉴 수 있는 구조다.

요즘은 이름난 여행지에서 특색 있는 동네 책방이나 도서관을 찾는 게 어렵지 않다. 커피 한 잔 시켜놓고 여유롭게 책장을 넘기는 모습도 흔하다. 마음만 먹으면 어디나 도서관이다. 그러나 20년 전만 해도 사정은 달랐다.

순천 ‘기적의도서관’은 2003년 MBC 예능 프로그램 ‘느낌표’의 ‘책책책, 책을 읽읍시다!’ 코너가 ‘책읽는사회문화재단’과 기획한 어린이도서관 만들기 프로젝트로 탄생한 1호점이다. 이곳을 시작으로 전국에 15개의 기적의도서관이 생겼다.

순천에 '작은도서관' 바람을 몰고 온 기적의도서관.

순천에 '작은도서관' 바람을 몰고 온 기적의도서관.


순천 기적의도서관 내부의 ‘아그들방과 수유실’. 요즘도 흔치 않은 공간이다.

순천 기적의도서관 내부의 ‘아그들방과 수유실’. 요즘도 흔치 않은 공간이다.


순천 기적의도서관 내부. 수영장처럼 꾸민 책놀이터.

순천 기적의도서관 내부. 수영장처럼 꾸민 책놀이터.

1호 기적의도서관은 이름처럼 순천에 작은 기적을 몰고 왔다. 시에서 운영하는 ‘작은도서관’만 8개로 늘었다. 각 도서관은 백화점식이 아니라 음악·여행·생태 등 분야별로 특화돼 있다. 대부분 안방처럼 바닥에 앉거나 누워서 책을 볼 수 있는 구조여서 여행자 쉼터로도 그만이다.

기적의도서관은 내부 구조가 눈길을 끈다. 신발을 벗고 들어서면 중앙에 세면대가 자리 잡고 있다.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는 시기여서 당연하게 보일 수도 있는데, 19년 전임을 감안하면 파격적이다. 5세 미만 영유아와 부모 이용객을 위한 ‘아그들방과 수유실’은 요즘도 흔치 않은 공간이다. 미로처럼 연결되는 ‘이야기방’ ‘아빠랑 아가랑’, 수영장과 놀이터처럼 꾸민 ‘책나라’ ‘책놀이터’ 등도 이 도서관이 처음 시도한 공간이다. 아이와 가족여행을 간다면 들러볼 만한 곳이다.

기적의도서관은 14일까지 ‘기적의 얼굴을 찾습니다’ 수기를 모집 중이다. 2003년 건립 당시 ‘느낌표’ 출연자나 현장 참여자, 2세대에 걸친 도서관 이용자 등은 홈페이지에서 양식을 다운받아 이메일(lgy214@korea.kr)로 제출하면 된다. 선정자에게는 내년 도서관 설립 20주년을 맞아 발간하는 수기 모음집을 증정하고, 도서관에서 진행하는 행사에 우선 초청한다.

순천 그림책도서관은 세계 각국의 그림책을 나라별로 분류해 놓았다.

순천 그림책도서관은 세계 각국의 그림책을 나라별로 분류해 놓았다.


순천 그림책도서관 외부의 조형물.

순천 그림책도서관 외부의 조형물.


순천그림책도서관 역시 그림책을 주제로 한 도서관으로는 전국 1호다. 순천에서 가장 오래된 중앙도서관을 2014년 그림책도서관으로 개조했다. 내부는 이름처럼 즐거운 책 놀이터다. 국내외 수상 그림책을 비롯해 나라별 그림책이 공간별로 분류돼 있어 어린이뿐만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호기심 천국이다. 국내외 유명 작가의 전시와 인형극이 수시로 펼쳐지는데, 현재는 ‘피어나다, 그림책정원’이 전시 중이다. 순천 오일장인 웃장에 위치해 국밥 한 그릇으로 배를 채운 뒤 쉬기 좋은 장소다.

순천 시내를 내리 관통하는 동천변의 ‘풍덕글마루도서관’은 여행 서적 특화 도서관이다. 여행자 쉼터처럼 작고 아늑한 공간이지만 시야는 세계를 향하고 있다. 세계 유명 도시의 주제별 여행 도서를 다수 보유하고 있고, 현재는 러시아의 침략으로 고통받고 있는 우크라이나 여행 책을 전면에 배치해 놓았다. 순천과 전라남도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여행 정보도 한 곳에서 살필 수 있다. 풍덕글마루는 순천만국가정원에서 가깝다. 바로 옆 동천은 4월 초 벚꽃이 흐드러진다. 나른한 봄날 책장을 넘기다 꾸벅꾸벅 졸아도 좋은 곳이다.

국내·외 여행 관련 서적을 두루 갖춘 순천 풍덕글마루도서관.

국내·외 여행 관련 서적을 두루 갖춘 순천 풍덕글마루도서관.


풍덕글마루도서관 내부. 여행자 쉼터처럼 편안하게 책을 볼 수 있는 공간이다.

풍덕글마루도서관 내부. 여행자 쉼터처럼 편안하게 책을 볼 수 있는 공간이다.


조례호수도서관은 생태 서적 특화 도서관이다.

조례호수도서관은 생태 서적 특화 도서관이다.


조례호수도서관의 '해가 지면 열리는 미술관'.

조례호수도서관의 '해가 지면 열리는 미술관'.


‘조례호수도서관’은 정원 도시 순천에 걸맞은 생태 특화 도서관이다. 2층 전체를 생태 관련 도서로 꾸몄다. 다른 도서관과 달리 안방처럼 편안히 앉아 책을 보는 구조는 아니다. 도서관은 조례호수와 붙어 있다. 호수 주변으로 산책로가 조성돼 있고, 야경이 특히 아름답다. 도서관 옆에 ‘해가 지면 열리는 미술관’이 있다. 낮에는 커튼으로 닫혀 있던 컨테이너 구조물이 밤이면 생태 미술 작품 전시실로 변한다.

순천 원도심 '문화의 거리'에 위치한 한옥글방.

순천 원도심 '문화의 거리'에 위치한 한옥글방.


사랑방처럼 꾸며져 있는 한옥글방 내부.

사랑방처럼 꾸며져 있는 한옥글방 내부.

카페와 공방이 즐비한 순천 원도심 ‘문화의 거리’를 걷다 보면 낮은 담장 너머로 아담한 한옥 한 채가 눈길을 끈다. ‘한옥글방’이다. 공연·전시·체험 등 다양한 행사를 치르는 복합문화공간이지만, 3,000여 권의 도서를 구비하고 있어 책을 읽으며 쉬기 좋은 장소다. 문화의 거리는 은행나무 가로수가 운치 있다.

순천= 최흥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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