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일본에 거주하는 러시아인이나 러시아 음식점을 향한 악성 비방이 잇따르고 있다. 이런 행태를 놓고 러시아의 침공과 관련없는 일반 러시아인을 일방적으로 공격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우려도 함께 나오는 실정이다.
8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일부 러시아 식당은 일본 시민의 공격으로 간판이 부서지기까지 했다. 일본 거주 러시아인 유튜버인 오하라 브라스(29)씨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인 지난달 26일 “러시아인은 일본에서 나가라” 같은 악플 공격을 받았다.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들여다볼 때마다 욕설이 늘어난다고 한다.
하바로프스크 태생의 오하라씨는 어머니가 일본인과 재혼해 5세부터 일본에 살고 있는 영주권자다. 어린이집과 초중고교 모두 일본 학교를 다녀 일본어에 능숙하고, 몇 년 전부터 유튜버와 배우로 활동 중이다.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이 발발한 이후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빨리 이 악몽이 끝났으면 좋겠다”, “러시아인으로서도 용서할 수 없다”며 침공을 비판했지만, 오히려 “일본에서 이런 걸 올리느니 차라리 러시아에 가서 시위를 하라”는 식의 반응이 돌아왔다.
구글 지도에 등록돼 있는 러시아 음식점에는 비방글이 올라오고 ‘평점 테러’가 이뤄진다. 아사히신문이 수십 건의 글을 확인한 후 취재하자 구글 측은 “실제 체험이나 정보에 근거하지 않은 리뷰는 삭제한다”고 답했고, 다음 날 대부분의 비방 리뷰가 삭제됐다고 신문은 보도했다.
도쿄의 번화가 긴자에 있는 러시아 식료품점 ‘붉은 광장’은 지난달 28일 점포 앞 입간판에 자전거가 충돌해 파손됐다. 가게 주인은 우크라이나인인데도 공격을 받은 것이다. 상점 측은 “신변의 위협을 느꼈다”며 파손된 간판 사진을 트위터에 게재했다. 그리고 “상점과 정치는 관계가 없다. 우리는 일본과 우크라이나, 러시아, 그 밖의 여러 나라와 가교 역할을 한다는 마음으로 일하고 있다”는 글을 올렸다. 이 트윗은 3만6,000명이 리트윗하고 6만3,000명이 공감 버튼을 누르는 등 큰 호응을 받았다. “지지 말고 힘내라”는 응원도 쇄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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