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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전날 "여가부 매우 중요하다"고 한 문 대통령

입력
2022.03.09 04:30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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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세계여성의날인 8일 청와대 집무실에서 김현지 간호장교에게 세계여성의날을 축하하며 '당신을 응원합니다'라는 메시지가 담긴 장미꽃과 함께 격려의 말을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세계여성의날인 8일 청와대 집무실에서 김현지 간호장교에게 세계여성의날을 축하하며 '당신을 응원합니다'라는 메시지가 담긴 장미꽃과 함께 격려의 말을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8일 국무회의에서 “여성가족부가 관장하는 업무 하나하나는 매우 중요하고 더욱 발전해 가야 한다”고 말했다. 해당 부처의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였지만 문 대통령의 발언 시점과 수위는 오해를 살 만하다. 이번 대선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여가부 폐지’ 공약을 발표하는 등 부처의 존폐 여부는 선거 쟁점화돼 있다. 국민의힘 경선 과정에서 여가부 폐지 공약이 공론화한 이래 문 대통령이 이 문제를 거론한 것은 처음으로, 아무리 세계여성의날이라고 해도 선거 전날 민감한 쟁점에 대해 발언한 것은 논란을 부를 소지가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여가부는) 결코 여성만을 위한 부처가 아니다” “정부 전체 예산의 0.24%에 불과한 매우 작은 부처”라고도 했다. 윤 후보가 “성인지 예산 30조 원 중 일부만 떼도 북핵 위협을 안전하게 막아낼 수 있다”고 한 발언을 에둘러 반박한 것으로 비칠 수도 있다. 여가부 존폐 문제로 상징되는 여성정책을 놓고 이번 선거의 캐스팅보터로 여겨지는 20·30대 남녀 상당수가 상반된 입장이라는 점에서 이 문제는 대선 이후 공론장에서 논의되는 게 적절하다.

문 대통령은 호남지역에서 윤 후보의 지지율이 상승세이던 지난달 24일 전북 군산을 방문하고 김부겸 국무총리가 대구를 방문했던 28일에는 경북 영천의 육군3사관학교 졸업식에 참석하는 등 여당 후보를 지원하는 듯한 행보로 논란이 됐다. 그렇지 않아도 초박빙 선거전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대통령의 선거 개입은 선거불복 논란을 야기할 수 있는 중대한 문제다.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지난달 “공정하고 안전한 선거관리에 만전을 기하라”고 지시했던 대통령이 오히려 선거 개입 논란을 자초한 건 신중하지 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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