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을 이끌 새 리더십을 결정하는 선택의 날이 밝았다. 대통령 선거는 9일 오전 6시부터 오후7시30분까지 전국 1만4,464개 투표소에서 일제히 실시된다. 전체 유권자 4,419만7,692명 중 지난 4, 5일 사전투표를 마친 1,632만3,602명을 제외한 2,787만4,090명의 손에 차기 대통령을 낙점할 힘이 놓여 있다. 대선 결과는 이르면 9일 자정 윤곽이 나온다.
5월 취임 때까지 '대통령 당선인'으로 불릴 차기 대통령 앞엔 어렵고 무거운 임무가 기다리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대처와 수습은 가장 시급한 과제다. 집값 안정, 일자리 확충, 연금개혁 추진, 남북관계 재정비, 미중 갈등 속 균형 잡기 등 난제 목록엔 끝이 없다. 대선을 거치며 극심해진 분열과 갈등을 치유하는 것도 쉽지 않다.
대선은 대통령의 얼굴만 결정하는 게 아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의 미래도 좌우한다. 유권자들은 선택에 따라 '문재인 정권 심판'을 명령할 수도, '민주 정권 연장'을 추인할 수도 있다. '정권 심판'이 최종 메시지라면, 국민의힘은 탄핵 사태 이후 그야말로 화려하게 부활하게 된다. '정권 연장'으로 판가름 난다면, 민주당은 기사회생하며 전국단위 선거 5연승이라는 대기록을 쓰게 된다. 선거 결과에 따라 어느 한쪽은 극심한 내홍을 겪을 것이다.
선거가 끝나고 집계될 각종 숫자는 대선 이후 정국을 전망하는 가늠자가 될 것이다. 득표율은 차기 대통령의 국정 동력과 직결된다. 보수·진보가 맹렬히 싸우는 상황에서 1, 2위 대선후보의 득표 차가 크지 않다면 국정 동력을 충분히 확보하기 어려울 것이다. 중앙선거관리위가 초래한 사전투표 부실관리 사태가 선거 결과 불복의 땔감으로 쓰일 수도 있다.
당선인이 50% 이상 득표율을 찍을지도 중요하다. 이번 대선은 3자 구도, 그것도 2강·1중 구도라 과반 득표가 가능한 환경이 만들어져 있다.
다음은 투표율. 투표율이 낮으면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에게, 높으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에게 상대적으로 유리하다고 정치권은 본다. 대선 투표율은 직선제가 부활해 투표 열기가 뜨거웠던 1987년 대선에서 89.2%로 최고치를 기록했고, 1992년엔 81.9%, 1997년엔 80.7%로 떨어진 뒤 다시 오르지 못했다. 투표율 80%를 민심의 분기점이라 보는 이유다. △지지층 총결집 △2030세대의 적극 투표 △무당층의 적극 투표 등 여건이 갖춰지면, 80%도 가능해 보인다. 사전투표율은 이미 36.9%를 찍었다.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가 목표 득표율인 10%를 얻을지에도 이목이 쏠려 있다. 심 후보는 지난 2일 TV토론에서 “제 지지율이 지난 대선 절반인 3% 수준”이라며 “솔직히 지지율 3배 더 받아 10% 넘기고 싶다”고 말했다. 10이라는 숫자의 의미는 가볍지 않다. 거대 양당제 폐해에 맞서는 제3지대의 존재 이유가 기어코 증명되는 수치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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