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워싱턴포스트 인터뷰서 "나는 페미니스트"
국민의힘 "페미니스트 언급 없었다" 했지만
WP서울 지국장 공개한 답변 원문엔 있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제20대 대통령 선거를 하루 앞둔 8일 오후 대구 중구 서문시장에서 열린 공정이 승리합니다 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대구=뉴스1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미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을 '페미니스트'라고 말한 뒤 논란이 일자 국민의힘은 "실수"라고 부인했다. 그러나 국민의힘이 WP에 보낸 답변 초안에는 해당 발언이 있었다.
워싱턴포스트는 7일 윤 후보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서면 인터뷰한 기사를 내보내면서 "나는 내가 페미니스트라고 생각한다(I consider myself a feminist)"라는 윤 후보의 입장을 보도했다.
'자신을 페미니스트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윤 후보는 "페미니즘을 해석하는 방식은 다양하다고 생각한다"고 전제한 뒤 "페미니즘은 휴머니즘의 하나로서, 성차별과 불평등을 현실로 인정하고 불평등과 차별을 시정해 나가려는 운동을 말한다. 그러한 차원에서 페미니스트라고 생각한다"고 답한 것이다.
이른바 '이대남(20대 남성)'의 지지를 받아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 등을 내걸며 여성 정책과 권리 증진에 다소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던 윤 후보의 이런 발언은 유권자와 누리꾼들 사이에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이에 국민의힘 공보단은 8일 입장문을 내 "어제 보도된 기사는 선대본부가 WP 측에 서면 답변하는 과정에서 행정상 실수로 전달된 축약본에 근거해 작성됐다"며 '페미니스트' 문장이 없는 답변서를 공개했다.
국민의힘 "WP에 최종본 아닌 초안 전달돼" 해명
트위터 캡처
하지만 미셸 예희 리 도쿄·서울지국장이 이날 트위터를 통해 공개한 답변서는 국민이힘이 내놓은 설명과는 달랐다. "후보님 정책이 여성을 차별한다는 평가에 대해 어떻게 보십니까? 후보님 스스로를 페미니스트라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윤 후보는 "페미니즘을 해석하는 방식은 다양하다고 생각합니다"며 "저는 토론회에서 '페미니즘은 휴머니즘의 하나로서, 성차별과 불평등을 현실로 인정하고, 불평등과 차별을 시정해나가려는 운동을 말하는 것'이라 생각을 밝혔으며, 그러한 차원에서 페미니스트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답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공보단이 공개한 문서는 원래 WP 측에 보내려던 최종본이고, 실제로 전달된 건 윤 후보의 최종 검수를 거치기 전 초안이었다"고 했다. 단순 실수였다는 취지이지만, 스스로 페미니스트가 아니라고 극구 부인한 윤 후보와 국민의힘의 태도 역시 논란을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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