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앱·배달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전국 18세 이상 남녀 1,000명 설문
코로나19로 인해 배달 수요가 늘면서 배달앱 이용자도 크게 늘었다. 아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해 7월 기준 국내 배달앱의 월간 순이용자 수(MAU)는 배달의민족 2,073만 명, 배달요기요 818만 명, 쿠팡이츠 526만 명으로 집계되었다. 다양한 음식을 간단한 주문을 통해 집 앞까지 배달해주는 편리함에 이용자들은 만족하지만, 최근에는 배달비에 대한 부담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한국리서치 '여론 속의 여론'팀은 배달앱 이용과 배달비에 대해 국민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를 알아보고자 지난 2월 11~14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하였다.
"최근 6개월 내 배달앱을 통해 음식류 주문 경험" 75%
"코로나19 끝나면 배달앱 이용횟수 감소할 것" 40%
최근 6개월 내 배달앱을 통해 음식이나 음료, 디저트류를 주문해본 경험이 있다는 응답은 75%로 나타났다. 연령대가 낮을수록 상대적으로 이용률이 높았으며, 특히 20대와 30대에서는 90%대의 높은 이용률을 보였다.
그러나 코로나19 유행이 끝난다면 배달앱 이용은 지금보다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배달앱 이용 경험이 있다는 응답자의 40%는 코로나19 유행이 끝난다면 배달앱의 이용 횟수가 감소할 것 같다고 응답하였고, 이용 횟수가 증가할 것 같다는 응답은 9%에 그쳤기 때문이다.
책정된 배달비, "부적절" 66% vs "적절" 30%
배달앱 이용자들은 음식 주문 결정시 ‘배달비’를 ‘음식점 평점’에 이어 두 번째로 중요하게 고려한다고 꼽아, 배달비가 갖는 중요성은 크다고 볼 수 있다. 이런 가운데, 시민들은 배달앱에서 책정된 배달비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조사 결과, 배달앱 이용자의 66%는 자신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배달앱에서 책정된 배달비가 적절하지 않다고 응답하였고, 이는 적절하다는 응답(30%) 대비 2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합리적인 배달비는 평균 1,943원 vs 체감하는 배달비는 평균 2,944원
배달비가 부적절하다는 응답은 합리적이라고 생각하는 배달비와 체감하고 있는 배달비 간의 차이가 크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배달앱 이용자들이 생각하는 합리적인 배달비는 평균 1,943원인 반면 체감하고 있는 배달비는 평균 2,944원으로, 체감 배달비가 합리적 배달비 대비 1,000원가량 더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체감 배달비보다 배달비가 더 비싸질 경우 배달앱 이용을 하지 않겠다는 응답이 60%로 나와, 코로나19 이후 배달앱 이용량 감소가 예상되는 가운데, 배달비까지 인상될 경우 이용 감소폭이 더 커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배달비 부담 비율, "매장 주인이 더 많이" 55% vs "소비자가 더 많이 "10%
배달앱 배달비의 책정방식은 전체 배달비를 매장 주인과 소비자가 나누어 부담하는 형태이며, 이때 소비자가 얼마를 부담할지는 매장 주인이 자유롭게 결정하고 있다. 이러한 배달구조에 대해 전체 응답자의 25%가 잘 알고 있다고 응답했으며, 들어본 적은 있지만 잘 알고 있지는 못한다는 응답은 55%로 나타났다. 배달비를 누가 얼마나 부담할지에 대해서는, 전체 응답자의 과반 이상은 매장 주인이 더 부담해야 한다(55%)고 답했으며, 이어서 매장 주인과 소비자가 반반씩 부담해야 한다(35%), 소비자가 더 부담해야 한다(10%)의 순으로 응답했다.
전체 응답자 59%, ‘배달공구’ 참여 의향 밝혀
한편, 시민들은 배달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아파트 주민들끼리 배달음식을 공동주문하고 배달비는 나누어 지불하는 ‘배달공구’까지 이루어지고 있는 가운데, 전체 응답자의 59%가 자신의 거주지에서 ‘배달공구’가 진행된다면 참여할 의향이 있다고 응답했다. 또한, 일부 매장에서는 주문금액이 높을수록 배달비를 낮춰주는 운영방식 또는 최소주문금액을 설정하여 일정 금액 이상 주문할 경우 배달 이용이 가능하게 운영하기도 하는데, 배달앱 이용자들의 61%는 배달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이 같은 상황에서 필요 이상으로 더 주문하는 편이라고 응답했다.
배달원 보험 가입으로 인한 배달비 인상, 동의 42% vs 비동의 51%
배달원 수 부족으로 인한 배달비 인상, 동의 26% vs 비동의 67%
최근 배달원의 고용보험 가입(산재보험 등)으로 인한 인건비 인상, 그리고 배달원 수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배달비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시민들은 동의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먼저, 배달원 고용보험 가입으로 인한 배달비 인상에 대한 동의 응답은 42%, 동의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51%로 반대 의견이 조금 더 우세하였다. 또한 배달원 수 부족으로 인한 배달비 인상은 동의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67%로 동의(26%)한다는 응답 대비 2배 이상 더 높게 나타났다.
거리, 날씨에 따른 배달비 할증은 적절하다는 평가 우세
그렇지만 시민들이 배달비 인상에 대해 무조건 부정적으로만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 배달이 어려운 상황에는 배달비에 할증을 부과하기도 하는데, 거리나 날씨와 같은 합리적인 이유에 따른 배달비 할증은 부과가 적절하다는 응답이 더 높게 나타났다. 조사 결과 매장과 배달지까지의 거리에 따른 할증은 적절하다는 응답이 64%로 높게 나타났고, ‘날씨(폭설, 폭우)에 따른 할증’에 대해서도 적절하다는 응답이 63%로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결론
배달앱 이용자들의 과반 이상은 지금의 배달비는 부적절하다고 인식하고 있으며, 합리적이라고 생각하는 배달비와 체감하고 있는 배달비 간의 금액 차이가 1,000원가량 차이를 보이고 있다. 소비자들은 배달비 부담을 줄이기 위한 일환으로 ‘배달공구’ 참여를 희망하기도 하였으며, 필요 이상으로 더 주문하여 배달비를 줄이려고 하거나, 가능하면 매장 주인이 배달비를 더 부담하기를 바라고 있다.
그러나 배달비는 단순히 배달앱 이용자(소비자)와 매장 주인 간의 문제는 아니다. 이들 외에도 배달앱플랫폼과 배달대행업체가 모두 연결되어 있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어느 한쪽의 입장을 대변하기보다는 관련 되어 있는 모든 주체가 합리적인 배달비를 책정하기 위해 조율하고 이해해가는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박세준 한국리서치 여론본부 연구원
위성환 한국리서치 여론본부 인턴연구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