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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여성의 날'… 연령별 주의해야 할 여성 질환은?

입력
2022.03.08 22:22
수정
2022.03.10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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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찬병원 제공

힘찬병원 제공

매년 3월 8일은 ‘세계 여성의 날’이다. 유엔이 1977년 여성의 권리 향상을 위해 1977년 지정했고, 우리나라는 2018년 법정기념일로 정했다. 여성이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세대별 주의해야 할 여성질환에 대해 알아본다.

◇소아ㆍ청소년 여성= 성조숙증 조심해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성조숙증으로 진료를 받은 소아ㆍ청소년은 2010년 2만8,251명에서 2020년 13만6,334명으로, 11년 만에 5배가량 증가했다.

일반적으로 여아 8세 미만, 남아 9세 미만에 2차 성징이 나타나는 사춘기가 시작됐을 때 성조숙증으로 진단한다.

성조숙증을 진단할 때는 중추 신경계 종양, 난소 종양 같은 원인 질환이 있는지 파악하고, 검사 결과 원인 질환을 발견했다면 함께 치료해야 한다.

정다운 인천힘찬종합병원 부인과 과장은 “성조숙증 원인은 80~90%가 특발성이나 가족력과 환경호르몬이 관계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정 과장은 “사춘기에는 체지방량과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는데 체질량지수(BMI)가 높은 어린이일수록 이른 나이에 유방 발달이 시작되며 2차 성징뿐만 아니라 초경도 더 빠르다”고 했다.

성조숙증 여아는 초경이 빨라져 이로 인해 성장판이 일찍 닫혀 성장 장애가 나타날 수 있다. 만 8세 이전에 유방 멍울이 만져지거나 음모가 발달한다면 성조숙증을 의심하고 빨리 병원을 찾아 검사해야 한다.

성조숙증으로 진단되면 성호르몬 분비를 제한하는 주사 치료를 통해 성 발달을 억제할 수 있다. 치료와 함께 규칙적인 운동과 건강한 식습관을 통한 적정 체중을 유지하고, 1회용 용기 사용을 자제해 환경호르몬 노출을 최소화하는 등 생활 속 관리도 병행해야 한다.

◇청년층 여성= 자궁경부암 위험

자궁경부암은 자궁 입구인 자궁 경부(頸部)에 발생하는 여성 생식기 암으로, 젊은 층에서 발병률이 높아지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자궁경부암 환자는 2016년 5만7,164명에서 2020년 6만1,892명으로 5년 새 8% 증가했다. 같은 기간 20~30대 환자는 1만4,572명에서 1만7,806명으로 22% 정도 늘었다.

자궁경부암은 자각할 만한 초기 증상이 없기에 정기검진이 중요하며 다행히 정기검진으로 조기 발견할 수 있는 암이다. 20~70세 여성이라면 1년 간격으로 세포 검사를 권고하며 2년 간격으로 국가건강검진으로 무료 검사가 가능한 만큼 검진 대상자라면 미루지 말고 반드시 받아야 한다.

자궁경부암의 주원인은 HPV(인유두종바이러스) 감염이다. 현재까지 밝혀진 HPV는 200여 종에 달한다. 이 중 40여 종이 성 접촉으로 발생하며, 16·18·32·33형 등이 고위험군 바이러스에 속한다.

자궁경부암은 발병 원인이 명확해 백신으로 예방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암이다. 자궁경부암 백신의 국내 접종 권장 대상은 여성 만 9~45세, 남성 만 9~26세다.

성생활을 시작하기 전, 어릴수록 항체 생성력을 높일 수 있어 일찍 접종할수록 효과적이다. HPV는 성 접촉에 의해 전파되므로 남성도 백신을 맞는 것이 좋다. 남성의 경우 HPV가 생식기 사마귀, 구강암, 항문암 등을 일으킬 수 있어 대한감염학회에서도 남성의 HPV 백신 접종을 권고하고 있다.

◇중년 이후 여성= 골다공증 노출 위험

여성이라면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것이 폐경이다. 나이가 들면 난소가 노화돼 여성호르몬이 감소하고 배란이 서서히 멈추는 폐경을 맞는다. 폐경 이행기는 월경주기가 불규칙해지면서 마지막 생리를 뜻하며, 이후 1년간 무생리 기간이 지속될 때 비로소 폐경을 확인할 수 있다.

대체로 폐경 이행기는 평균 46세에 시작해 4~5년이 걸린다. 갱년기 증상은 주로 폐경 이행기와 폐경 후에 주로 나타난다. 이 시기에는 골밀도가 급격히 저하된다. 콜라겐, 칼슘, 인 등으로 구성된 뼈는 오래된 뼈 조직을 새로운 뼈 조직으로 바뀌는 골교체 과정에 의해 항상성이 유지된다.

갱년기에는 뼈 생성에 관여하는 에스트로겐이 크게 줄면서 파괴되는 양보다 보충되는 뼈의 양이 줄어 골다공증 위험이 크게 높아진다. 골다공증은 뼈 강도가 약해져서 골절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심하면 기침을 하거나 넘어지는 등 작은 충격에도 골절될 수 있다. 엉덩이관절 골절이 발생하면 1년 이내 사망할 확률이 15~20%, 8년 이내 누적 사망률이 60%에 달해 ‘침묵의 살인자’로 불린다.

중년 이후 건강한 삶을 살려면 골다공증 직전인 골감소증 단계부터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 골밀도를 건강한 젊은 성인 평균과 비교해 표준화한 ‘T-점수’가 -1.0 이상이면 정상, -1.0과 -2.5 사이면 골감소증, -2.5이하는 골다공증이라고 진단한다.

강진우 부평힘찬병원 정형외과 원장은 “T-점수가 -2.5 이하인 골다공증 환자라면 건강보험 급여를 통해 반드시 치료해야 하고, 골감소증 환자도 골절 위험이 있거나 이미 골절이 있었다면 약물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강 원장은 “여성의 경우 골밀도 감소가 가속화되는 폐경이 시작되기 전에 미리 골밀도 검사를 받고, 골감소증 단계부터 호르몬 요법 등의 적극적인 치료로 골다공증을 예방할 것을 권한다”며 “뼈 생성을 돕는 비타민 Dㆍ칼슘 섭취, 적정 체중 유지, 골절 예방에 도움이 되는 근력 운동이 필요하다”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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