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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마리우폴 산부인과·어린이병원 폭격… 젤렌스키 “당장 하늘문을 닫아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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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마리우폴 산부인과·어린이병원 폭격… 젤렌스키 “당장 하늘문을 닫아 달라”

입력
2022.03.10 02:47
수정
2022.03.10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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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민간인 시설 폭격...피해 급증
전기·수도·난방 끊겨 주민들 인도주의 위기 심각
마리우폴 시신 집단 매장도..."최소 1,170명 사망"

러시아군의 폭격으로 초토화가 된 우크라이나 남동부 마리우폴 산부인과에서 9일 한 임산부가 구조되고 있다. 마리우폴=AP 연합뉴스

러시아군의 폭격으로 초토화가 된 우크라이나 남동부 마리우폴 산부인과에서 9일 한 임산부가 구조되고 있다. 마리우폴=AP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남동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이 러시아군의 무차별 공격을 당하고 있다. 러시아군은 9일(현지시간) 민간인 대피를 위해 12시간 휴전하고 인도주의 대피 통로를 열기로 합의하고도 산부인과와 어린이병원 등 민간인 시설에 대한 공습을 멈추지 않았다. 러시아군에 포위된 마리우폴은 일주일째 물과 전기, 난방이 끊겼으며, 식량과 식수, 의약품 등도 심각하게 부족한 상태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텔레그램을 통해 “마리우폴의 산부인과와 어린이병원이 러시아군의 폭격으로 파괴됐으며, 아이들이 건물 잔해에 깔려 있다”고 상황을 알렸다. 그는 “세계는 얼마나 더 오래 이 잔혹 행위에 묵인할 것인가”라며 “당장 하늘 문을 닫아달라. 살인을 멈춰라. 당신은 힘이 있지만 인간성을 잃었다”고 분노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군의 공습을 막을 수 있도록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우크라이나 비행금지구역 설정을 거듭 요청했다.

이날 러시아는 오전9시부터 오후9시까지 마리우폴 등 6개 도시에서 민간인 인도주의 통로를 열기로 했지만 지키지 않았다. 오히려 공세 수위를 높였다. 세르게이 올로프 마리우폴 부시장은 “전기와 가스, 난방 등이 모두 끊겼으며 시민들은 식수가 없어 눈을 녹여 마시고 있다”며 “러시아의 침공 이후 현재까지 마리우폴에서만 1,170명의 민간인 숨졌다”고 호소했다.

AP통신은 도시 중심부 묘지에서는 숨진 주민들이 집단 매장되고 있다고 전했다. 사망자들은 러시아군의 공격으로 숨진 민간인과 군인 등이다. 마리우폴 시의회는 질병으로 숨졌으나 수습되지 못한 시신도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트위터를 통해 “마리우폴에서 신생아 3,000명이 의약품과 식량 부족으로 고통받고 있다”며 “러시아군은 40만 명을 인질로 잡고 인도주의적 지원과 대피를 차단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우크라이나 남동부 마리우폴에서 6일 어린 아이들이 러시아군의 폭격을 피해 방공호에 피신해있다. 마리우폴=AP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남동부 마리우폴에서 6일 어린 아이들이 러시아군의 폭격을 피해 방공호에 피신해있다. 마리우폴=AP 연합뉴스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민간인 사상자도 급증하고 있다. 유엔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개전 이후 현재까지 우크라이나에서 총 516명의 민간인이 사망했으며 어린이 희생자도 37명이다. 하지만 마리우폴처럼 러시아군에 포위된 지역에서는 정확한 통계가 잡히지 않아 실제로는 희생자가 훨씬 많을 것으로 우려된다.

강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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