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비유도 재래식 폭탄 공격 징후 포착"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민간인 희생을 키우는 무기를 사용했다는 서방 국가의 주장이 잇따르고 있다. 영국 정부는 이들이 국제법상 사용이 금지된 비윤리적 대량 살상무기를 사용한 사실을 확인됐다고 밝혔고, 미국은 엉뚱한 목표물을 타격할 위험이 큰 비유도 재래식 폭탄으로 공격에 나선 징후를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9일(현지시간) 영국 국방부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열기압 무기를 발사할 수 있는 다연장 로켓 발사대 ‘TOS-1A’ 사용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진공 폭탄’으로 불리는 열기압 무기는 산소를 빨아들여 강력한 초고온 폭발을 일으킨다. 이때 발생하는 고열과 고압으로 사람의 호흡기를 망가뜨린다. 군인과 민간인을 가리지 않고 무차별 적으로 해를 입히는 까닭에 인명피해를 극대화하는 비윤리적 무기로 인식된다.
열기압탄은 대부분의 국가가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국제사회에서도 무력분쟁에 관한 법의 엄격한 통제를 받는다. 영국 국방부는 트위터에 ‘TOS-1A’의 위험성을 알리는 영상을 올리며, “러시아군이 아프가니스탄과 체첸에서 사용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인프라를 파괴할 뿐 아니라, 인체 내부 장기에 심각한 손상을 주고 화상을 입혀 노출된 사람들을 사망에 이르게 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앞서 미 CNN방송 역시 지난달 말 우크라이나 접경 도시 벨고로드에서 TOS-1A를 목격했다고 전했다.
미국은 러시아가 오폭 위험이 큰 무기로 도심을 공격했다고 지적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익명을 요구한 미 국방 당국자는 “미국은 러시아군이 ‘비유도 재래식 폭탄’을 일부 투하한 정황을 갖고 있다”며 이로 인해 민간 인프라와 민간인 희생이 증가하는 것을 목격하고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군이 도심지역에서 비유도 폭탄을 사용해 공격한 것이 확인되면, 러시아가 민간인 희생 가능성을 안중에 두고 있지 않다는 비난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우크라이나는 이날 남동부 마리우폴의 아동병원에 러시아군이 폭탄을 투하했다고 비난하면서 지난달 24일 이후 이 도시에서 최소 1,170명의 민간인이 숨졌다고 주장했다. 또 러시아가 고의로 민간인을 목표물로 삼고 있다고 규탄하고 있다. 러시아 측은 민간인을 겨냥했다는 것을 부인하면서 우크라이나의 특수군사작전에서는 정밀폭탄을 사용하고 있고, 군사적 목표물만 타격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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