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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여 만에 BTS가 쏘아올린 '포스트 팬데믹' 콘서트 "언택트, 끝이 나긴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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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여 만에 BTS가 쏘아올린 '포스트 팬데믹' 콘서트 "언택트, 끝이 나긴 하네요"

입력
2022.03.11 04:30
수정
2022.03.11 0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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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5개월 만에 열린 대면 공연... 서울 3회 공연 중 첫 무대

방탄소년단이 10일 오후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올림픽주경기장에서 'BTS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 - 서울' 공연을 펼치고 있다. 빅히트뮤직 제공

방탄소년단이 10일 오후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올림픽주경기장에서 'BTS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 - 서울' 공연을 펼치고 있다. 빅히트뮤직 제공

“지긋지긋한 ‘언택트’도 끝이 나긴 납니다. 저희에게도 정말 힘든 2년이었어요. 오늘 무대에 올라오면서는 (관객의 춤과 노래, 함성이 없는) 여백을 채우자고 했는데 어쨌든 해보니 비대면보다 훨씬 낫네요. 나중에 돌아보면 얼마나 웃기겠어요. 우리 아들 딸들에게 들려줄 수 있을 겁니다. 이런 공연도 있었다고. 최고의 안줏거리를 선사해준 오늘은 역사적인 공연이어요.”(RM)

객석에서 들리는 소리라곤 종이를 접어 만든 부채처럼 생긴 응원 도구 클래퍼로 내는 소리가 전부였지만 1만 5,000석을 거리두기 방식으로 채운 관객들은 2년 반 만에 직접 만나는 방탄소년단(BTS)을 진심으로 환호했다. 좋아하는 노래를 따라 부를 수도, 반가운 마음에 함성을 지를 수도 없었지만 아미(방탄소년단의 팬클럽)는 쉴 새 없이 클래퍼를 두드리며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올림픽주경기장을 뜨겁게 달궜다.

10일 방탄소년단이 2년 5개월 만에 대면 콘서트로 팬들을 만났다. 지난해 10월 온라인 공연과 11, 12월 미국 로스앤젤레스 공연의 연장선상인 ‘BTS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 – 서울’은 이날 저녁 7시에 시작해 2시간여 동안 20여 곡으로 1만 5,000명의 관객을 열광시켰다. 이들이 같은 장소에서 마지막으로 열었던 공연 규모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지만 코로나19 이후 열린 오프라인 공연으로선 최대 규모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2년 이상 중단됐던 대규모 콘서트가 재개됨을 알리는 신호탄으로서 의미가 깊다.

방탄소년단이 10일 오후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올림픽주경기장에서 'BTS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 - 서울' 공연을 펼치고 있다. 빅히트뮤직 제공

방탄소년단이 10일 오후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올림픽주경기장에서 'BTS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 - 서울' 공연을 펼치고 있다. 빅히트뮤직 제공

총 3회 서울 공연의 첫 무대였던 이날 공연장은 방탄소년단이 무대에 오르기 한참 전부터 클래퍼 소리로 진동했다. 저녁 7시가 조금 지나 첫 곡 ‘온(On)’이 흘러나오자 클래퍼 소리는 더욱 요란해졌다. 강렬한 합합 비트로 막을 연 방탄소년단은 ‘쩔어’ ‘DNA’ ‘블랙 스완’ ‘페이크 러브(Fake Love)’ 등의 히트곡을 연이어 부르며 오랜만에 만나는 관객들과 인사했다. 객석의 아미와 모처럼 마주한 RM은 “마침내 우리가 다시 만났다”며 감격스러워했고, 뷔는 “전에는 텅빈 객석 앞에서 카메라만 두고 촬영했는데 아미들이 있으니까 감동적이고 설렌다”고 했다.

힙합으로 도입부를 장식한 방탄소년단은 ‘작은 것들을 위한 시(Boy With Love)’ ‘다이너마이트(Dynamite)’ ‘버터(Butter)’ 등으로 빌보드 히트곡 퍼레이드를 이어갔다. 모처럼 열린 오프라인 공연이어서인지 멤버별 솔로 퍼포먼스는 배제하고 대부분의 곡을 일곱 멤버가 함께 노래했다.

대형 LED 스크린을 활용한 영상 연출도 인상적이었다. 단순히 무대 위를 기계적으로 비추는 것이 아니라 실시간으로 전달되는 영상에 다채로운 시각효과를 입혀 단조로움을 피했고, ‘블랙 스완’에서는 카메라가 360도로 원을 그리며 돌면서 멤버들의 퍼포먼스를 전달하며 무대 연출을 극대화했다. 공연 후반부에는 멀리 있는 관객을 위해 이동무대를 타고 주경기장 그라운드를 한 바퀴 도는 팬서비스를 하기도 했다.

본 공연 후 앙코르 박수를 받고 돌아온 멤버들은 첫 곡으로 ‘홈(Home)’을 불렀다. 제이홉은 “아미가 있는 곳이 우리의 집”이라며 이 곡에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코로나19가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는 가운데 여러분들을 그리워하고 기다리면서 지냈기에 마냥 잘 지낼 수만은 없었다”면서 “여러분들에게 근황을 알릭기 위해 뭐라도 해보자는 마음에 온라인 공연도 하며 열심히 산 것 같은데 그게 참 힘들었다. 공연이란 정말 관객과 한 자리에 있어야 완성이 되는 것 같다. 오늘 여러분을 본 순간 힘들었던 마음이 정리됐다”고 말했다. 정국은 “2년 반이 체감으론 23년쯤 되는 것 같았다”며 “오늘 엔딩 멘트를 어떻게 할까 2주 전부터 생각하다 보니 설레서 잠이 안 오더라. 지금 이 순간 너무 행복하다”고 말했다.

그룹 방탄소년단의 팬들이 10일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올림픽주경기장에서 'BTS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 - 서울' 콘서트가 열리기 전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뉴시스

그룹 방탄소년단의 팬들이 10일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올림픽주경기장에서 'BTS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 - 서울' 콘서트가 열리기 전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뉴시스

‘홈’으로 시작한 앙코르 무대는 ‘에어플레인 파트2(Airplane pt.2), ‘뱁새’ ‘병’으로 이어지며 박력 넘치는 힙합 비트로 공연의 수미쌍관을 이뤘다. 마지막 곡은 투어의 제목이기도 한 ‘퍼미션 투 댄스’. 방탄소년단의 일곱 멤버는 관객들에게 작별 인사를 고하며 천천히 무대를 내려갔다.

방탄소년단의 서울 콘서트는 같은 장소에서 12, 13일에도 열린다. 12일 공연은 영화관에서 공연을 관람할 수 있는 '라이브 뷰잉'을 통해 전 세계에 생중계되며, 마지막 날인 13일에는 10일처럼 오프라인 공연과 함께 온라인 라이브 스트리밍이 동시에 서비스된다.

고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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