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금리 상승에 1월보다 1000억 줄어
은행 대출영업 시동에 "추이 지켜봐야"
지난달 서울 남산공원에서 바라본 서울시내 아파트 모습. 뉴시스
은행권 가계대출이 석 달 연속 감소했다. 대출 규제 강화 및 금리 인상 등의 여파로 대출을 받으려는 수요가 지속적으로 줄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은행 가계대출이 3개월 연속 줄어든 건 2004년 이후 처음이다.
한국은행이 10일 발표한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올 2월 말 기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1,060조1,000억 원으로 전월보다 1,000억 원 줄었다. 지난해 12월(-2,000억 원)과 올 1월(-5,000억 원)에 이어 감소세가 이어졌다. 은행권 가계대출이 3개월 연속 줄어든 건 2004년 관련 통계(속보치)가 작성된 이후 처음이다.
신용대출이 한 달 사이 1조9,000억 원 줄며 가계대출 전체 감소세를 주도했다. 2월 기준 감소액으로 따지면, 2004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한은은 "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와 대출 금리 상승, 은행권의 신용대출 관리, 주식 등 투자자금 수요 둔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다만 주택담보대출(전세자금 대출 포함)은 1조8,000억 원 늘었다. 전세 및 집단대출 관련 자금 수요가 지속된 결과인데, 주택매매 거래는 둔화돼 전월(+2조2,000억 원)보다는 증가 규모가 소폭 축소됐다.
한은은 이러한 감소세가 지속될지 여부는 확인이 더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최근 일부 시중은행이 가계대출 빗장을 조금씩 풀기 시작하는 등 대출이 살아날 여지가 있어서다. 황영웅 한은 금융시장국 시장통괄팀 차장은 "일부 은행들이 우대금리 적용 등을 통해 가계대출 영업을 강화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향후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2월 중 은행의 기업대출은 전월보다 6조3,000억 원 늘었다. 연말 일시상환분 재취급 등 계절적 요인이 사라지면서 증가폭이 전월(+13조3,000억 원)보다 축소됐지만, 여전히 예년 수준을 웃도는 규모다.
지난달 은행 수신은 수시입출식예금(+21조4,000억 원)을 중심으로 한 달 새 25조7,000억 원 늘었다. 한은은 기업 및 지방자치단체의 여유자금 유입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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