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3구 제외한 민주당 텃밭서도 윤석열 앞서
재산세 1위 강남구 득표차 36.66%P로 가장 커
20대 대통령선거의 최대 승부처가 된 서울의 표심은 '부동산'으로 극명하게 나뉘었다. 서울 25개 자치구 중 집값 상승으로 재산세가 많이 부과된 14곳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에게 더 많은 표를 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은 강남3구(강남·서초·송파)를 제외하면 전통적으로 중도·진보 성향 정당을 지지하는 경향을 보였지만, 현 정부의 부동산 실정에 분노한 시민들이 예전과는 다른 선택을 한 셈이다.
10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윤석열 당선인은 서울에서 50.56%의 표를 얻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45.73%)보다 4.83%포인트를 앞섰다. 대선 기간 동안 각종 여론조사에서 나타났던 이 후보의 열세가 그대로 이어졌다.
25개 자치구별로 살펴보면, 윤 당선인은 텃밭인 강남3구와 최근 몇 년간 집값 상승률이 높았던 '마용성'(마포·용산·성동)을 비롯해 종로구, 중구, 광진구, 동대문구, 양천구, 영등포구, 동작구, 강동구 등 14곳에서 승리했다. 반면 이 후보는 은평구, 구로구, 서대문구, 도봉구, 강북구, 성북구, 노원구, 중랑구, 강서구, 금천구, 관악구 등 서울 서부와 북부 권역을 중심으로 11곳에서 윤 당선인을 눌렀다.
윤 당선인이 승리한 지역은 재산세가 많이 부과된 순서와 거의 일치한다. 강서구(8위)를 제외하면, 상위 1위에서 14위까지의 자치구 주민들은 모두 윤 당선인에게 더 많은 표를 줬다. 지난해 서울에서 재산세가 가장 많이 부과된 강남구는 윤 당선인과 이 후보의 득표율 차가 36.66%포인트를 기록해 가장 컸다. 재산세 2위 서초구와 3위 송파구에서도 두 후보 격차가 각각 32.95%포인트와 16.61%포인트에 달했다. 재산세가 많이 부과되는 자치구일수록 윤 당선인 득표율이 높은 양상을 보인 셈이다.
실제로 이번 대선에선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규제 정책과 이에 따른 집값 상승이 윤 당선인의 승리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상파 3사(KBS·MBC·SBS)가 실시한 심층 출구조사에서도 1주택자의 50.2%, 2주택 이상 소유자의 51.4%가 윤 당선인을 지지했다.
윤 당선인의 부동산 공약은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 기조와 대비되는 '공급 확대 및 세제 완화'를 골자로 하고 있다. 5년간 수도권에 130만~150만 호 등 전국에 250만 가구를 공급하고, 주택 공시가격을 2020년 수준으로 되돌릴 계획이다. 그는 종합부동산세와 재산세를 통합하고, 양도소득세의 경우 다주택자 중과세율 적용을 최대 2년간 유예하고 취득세도 완화하겠다고 공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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