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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도 유권자다!"... '국민의힘식 갈라치기'에 날린 분노의 어퍼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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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도 유권자다!"... '국민의힘식 갈라치기'에 날린 분노의 어퍼컷

입력
2022.03.11 09:29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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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구조사, 20~50대 여성 표심 이재명에 쏠려
李도 내키지 않지만 尹 막으려 '전략 투표' 나선 것
"여성의 날 여가부 폐지 공약에 100만표 잃어" 탄식


뉴스1

뉴스1


"우리는 패배한 게 아닙니다. 더 결집해서 다음 총선 때 또 보여줍시다."

"정치권도 이제 2030세대 여성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을 겁니다."

피 말리는 밤샘 개표가 마무리된 10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설욕'을 다짐하는 여성들의 글이 시시각각 올라왔다. 이번 대선의 또 다른 승자는 수많은 무명의 여성들이었다. 이들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압도적 승리를 저지함으로써 '젠더 갈라치기'라는 혐의를 받은 윤 당선인의 공약을 심판했다.

여성의 목소리는 자주 지워졌다. "여성은 온라인에서만 조직적이고 남성보다 투표 의향이 떨어진다"(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말처럼, 여성의 표심은 과소 평가돼왔다. 2030세대를 필두로 한 여성 유권자들은 이번에 '힘'을 제대로 보여줬다.

지상파 방송 3사의 대선 출구조사에 따르면, 60대 이상을 제외한 모든 연령대의 여성들이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에게 과반의 표를 몰아 줬다. 20대의 이 전 후보 예상 득표율은 58.0%, 30대는 49.7%, 40대는 60.0%, 50대는 50.1%였다. 2030을 넘어 4050세대 여성들까지 똘똘 뭉친 것이다.

李도 내키지 않지만, 尹 막으려면... "팔 자르는 심정"으로 결집


지상파 방송3사 출구조사. 한국일보 그래픽팀

지상파 방송3사 출구조사. 한국일보 그래픽팀

2030 여성들에겐 이 전 후보도 마뜩지 않은 선택지였다. 이 후보는 선거 막판에서야 여성 표심에 공을 들였다. n번방 성착취 문제를 처음 공론화한 박지현 활동가를 영입하고, 민주당이 저지른 권력형 성범죄를 사과했지만, '소수자 이슈에 무심했던 정당' '권력형 성범죄 2차 가해를 범한 집단'이라는 민주당의 낙인을 지워내기엔 모자랐다.

'페미니스트 대통령'을 자처한 심상정 전 정의당 대선후보는 이 전 후보의 대안으로 꼽혔다. 여성들의 최종 선택은 그러나 이 후보였다. "윤 당선인의 승리를 막기 위한, 또는 득표율을 떨어뜨리기 위한 현실적 대항마"로 이 후보가 부상한 데 따른 것이다. "팔을 자르는 심정"(장혜영 정의당 의원)으로 이 후보에게 표를 주겠다는 증언이 잇달았다. 여성들이 '전략적 투표'를 한 셈이다.

'여성의 날'에 여가부 폐지 공약 쐐기... "투표장 가게 만든 트리거"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20대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이 현실화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0일 정부서울청사 내 여가부에 적막이 흐르고 있다. 윤 당선인은 후보 시절 대선 공약으로 여가부 폐지를 수차례 강조했다. 2001년 여성부로 출범한 여가부는 20여 년 만에 부처 존폐의 기로에 놓이게 됐다. 뉴스1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20대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이 현실화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0일 정부서울청사 내 여가부에 적막이 흐르고 있다. 윤 당선인은 후보 시절 대선 공약으로 여가부 폐지를 수차례 강조했다. 2001년 여성부로 출범한 여가부는 20여 년 만에 부처 존폐의 기로에 놓이게 됐다. 뉴스1

대선 하루 전날인 8일은 '세계 여성의 날'이었다. 윤 당선인은 '여성가족부 폐지' '무고죄 강화' 등 여성들이 반발하는 공약 시리즈를 페이스북에 다시 올렸다. 이것이 여성 유권자들을 투표장으로 뛰쳐나가게 만든 '트리거'가 됐다는 게 국민의힘 분석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여가부 폐지에 쐐기를 박은 글로 100만 표를 잃었다"고 했다.

'비호감 선거'인 이번 대선 레이스 초반까지 여성 유권자들은 윤 당선인도, 이 후보도 택하지 않은 채 부동층으로 남아 있었다. 여성들을 폭발시킨 건 윤 당선인이다. 윤 당선인은 여성이 남성보다 투표에 적극적이란 사실도 간과했다. 2012년과 2017년 대선에서 여성 투표율이 남성보다 모두 높았다.



강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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