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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담담했지만… 6분간 울먹인 靑 대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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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담담했지만… 6분간 울먹인 靑 대변인

입력
2022.03.11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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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미 대변인, '대국민 담화' 중 눈물
문 대통령은 담담한 어조로 "정권 이양 협조"
다음주 대면 회동이 양측 관계 기로 될 듯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당선인.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당선인. 연합뉴스

‘문재인 정부 검찰총장’에서 ‘문재인 정부 심판자’가 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을 바라보는 청와대의 시선에서는 착잡함이 묻어났다. 문재인 대통령은 담담하게 “선거 과정의 갈등과 분열을 씻자"고 윤 당선인에게 손을 내밀었지만, 청와대는 끝내 정권 재창출 실패에 대한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10일 문 대통령을 대신해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대독하던 중 눈물을 터트렸다. "당선된 분과 그 지지자께 축하 인사를 드리고, 낙선한 분과 그 지지자들께"라고 말하던 박 대변인은 갑자기 감정이 격해진 듯 메시지를 읽지 못한 채 울먹이다 대기공간으로 들어갔다. 간신히 평정심을 되찾은 박 대변인은 6분 만에 다시 단상에 올라 브리핑을 마무리했다.

박 대변인의 돌발행동을 두고, 윤 당선인을 바라보는 청와대의 솔직한 ‘감정’이 담겼다는 해석이 나왔다. 실제 '신뢰'로 출발한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의 관계는 검찰총장 임명 이후 조국 사태를 거치면서 '악연'으로 바뀌었고, 결국 정권 교체까지 이어졌다. 복잡한 감정이 교차하지만 이를 대놓고 드러낼 수도 없는 게 청와대 입장이다.

다만 문 대통령은 원만한 정권 인수인계에 힘을 실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윤 당선인에게 축하 전화를 걸어 “새 정부가 공백 없이 국정운영을 잘 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인수위원회 구성과 취임 준비로 더욱 바빠질 텐데, 잠시라도 휴식을 취하시라”고 윤 당선인의 건강까지 챙겼다. 이에 윤 당선인도 "많이 가르쳐 달라"고 답했다.

윤석열(오른쪽)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에게 문재인 대통령의 축하난을 받고 있다. 오대근 기자

윤석열(오른쪽)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에게 문재인 대통령의 축하난을 받고 있다. 오대근 기자

청와대 참모진도 문 대통령과 보조를 같이했다. 이날 당선 축하 인사차 윤 당선인을 찾은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은 문 대통령 명의의 축하난을 전달하며 “정권 이양에 충분히 협조하라는 말씀이 있었다”고 전했다. 한 청와대 관계자는 “국민 선택을 겸허히 받아들인다"며 "남은 임기 동안 오미크론 방역과 우크라이나 사태 등 현안 관리에 공백이 없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의 원만한 관계가 지속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미 선거 과정에서 윤 당선인의 “문재인 정부 적폐 수사” 발언을 두고 양측은 강하게 충돌한 바 있다. 또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재점검과 여성가족부 폐지, 탈원전 백지화 등 문재인 정부 핵심 정책을 뒤집는 공약을 윤 당선인은 약속한 상태다. 이르면 다음 주 이뤄질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의 회동이 향후 관계를 좌우할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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