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선인사로 5년 이끌 철학 공개
자유민주주의·시장경제 존중 등
보수정권으로서 정체성도 강조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10일 대국민 당선인사를 통해 새 정부의 국정운영 비전을 소개했다. 0.73%포인트 차의 박빙 승부를 의식한 듯 윤 당선인은 모든 정권이 지향했던 국민통합을 최우선 가치로 꼽았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대통령으로서 피해 지원과 예방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약속했다. 보수 정당 당선인답게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가치를 내세웠고, 튼튼한 외교·안보 역량 확보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대선 공약인 '디지털 플랫폼 정부'에 대한 추진 의지도 거듭 밝혔다.
①"국익 위해 야당과도 협치"
윤 당선인은 당선인사의 서두부터 '통합의 정치'를 강조했다. 그는 "정치적 유불리가 아닌 국민의 이익과 국익이 국정의 기준이 되면 우리 앞에는 진보와 보수도, 영·호남도 따로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민생을 살리고 국익을 우선하는 정치는 대통령과 여당의 노력만으로는 불가능하다"면서 "의회와 소통하고 야당과 협치하겠다"고 손을 내밀었다. 개표 결과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를 지지한 47.8%의 유권자를 끌어안으려는 노력이 절실한 상황을 의식한 것이다. 특히 국정운영 과정에서 협력이 필수적인 국회가 여소야대 구도라는 점도 '통합' '협치'를 강조한 배경이다.
②인수위 단계부터 코로나19 대응
집권 후 최우선 과제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경제적 손실보상과 긴급구제를 꼽았다. 윤 당선인은 "벼랑 끝에 몰린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고통 분담에 적극 나서고, 또 다른 팬데믹 위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우리 사회의 제도 개혁도 병행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구성 단계부터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별도 조직을 구성할 방침이다.
③"민간 중심 경제로 일자리 창출"
그는 "윤석열 정부는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바로 세워 위기를 극복하고 통합과 번영의 시대를 열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정부 주도가 아닌 민간 중심의 경제로 전환해 일자리를 창출하고, 중산층을 더욱 두껍게 할 것"이라며 "자유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철 지난 이념을 멀리하고 국민의 상식에 기반해 국정을 운영하겠다"고 했다. 문재인 정부가 주도했던 소득주도성장과 탈원전 등 이념 중심의 경제정책 기조에서 탈피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읽힌다.
④"북한엔 원칙 따라 단호히 대처"
외교·안보 분야에선 '당당한 외교, 튼튼한 안보'라는 기조를 강조했다. 외교 정책과 관련해선 "한미동맹을 재건해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인권의 핵심 가치를 공유하면서 포괄적 전략동맹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북한과의 관계에는 "불법적이고 불합리한 행동에 대해선 원칙에 따라 단호하게 대처하되, 남북대화의 문은 언제든 열어 두겠다"고 했다.
⑤디지털 정부로 국민 소통 강화
정부 형태도 환골탈태가 예상된다. 윤 당선인은 "디지털 플랫폼 정부를 구현해 공공 의사결정이 데이터에 기반하고, 과학적이고 합리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디지털 플랫폼 정부'는 그의 핵심 공약 중 하나로서, 정부와 국민 사이의 소통을 활성화하고 개인별 맞춤 복지를 위한 근간으로 꼽힌다.
윤 당선인은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해단식에서는 "정부를 인수하면 '윤석열의 행정부'만이 아니라 '국민의힘의 정부'가 된다"며 "당정이 긴밀하게 협의하고 피드백을 해 나가자"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당의 사무와 정치에는 관여하지 않겠다"며 당청관계 설정을 분명히 했다.
윤 당선인은 이날 오전 국립현충원 참배로 공식 일정을 시작하기에 앞서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축하 전화를 받았다. 이어 국회에서 당선 인사를 마친 뒤 유영민 대통령비서실장과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 박병석 국회의장 등을 잇따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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