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노멀 되는 글로벌 원자재 가뭄]
무디스, 한국 콕 찍어 "부정적 영향"
전문가들 "文·尹 모두 기민한 대응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원자재 가격 상승은 대부분의 자원을 해외에서 들여오는 한국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경제 섬나라’인 한국의 차기 정부는 미국·유럽 등이 러시아에 부과한 경제 제재와, 이에 따른 러시아의 보복성 수출통제에 한층 기민하게 대응해야 하는 과제를 떠안게 됐다.
13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국제유가 상승의 직접 영향으로 당장 국내 휘발유 판매 가격부터 8주 연속 오름세를 지속하며 치솟고 있다. 서울 주유소 평균 휘발윳값은 리터(L)당 2,020원을 넘겼고, 전국 평균 휘발윳값도 2,000원대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에너지 외에 광물과 곡물값 상승세도 조만간 국내 물가 전반을 끌어올릴 전망이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최근의 원자재 가격 상승 추세가 신흥국에 물가 상승 압력을 불러올 것을 내다보면서, 타격을 받게 될 주요 수입국 중 하나로 한국을 꼽았다. 무디스는 “원자재 가격 압력은 일부 신흥국 시장에서 통화가치 평가절하를 이끌고 수입 물가를 통해서 인플레이션을 고조시킬 것”이라며 “한국, 중국, 일본, 인도, 인도네시아 등과 같은 수입국에 가장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표적으로 유가와 식품 가격이 오를 경우, 소비자들은 지출 전반을 줄이게 된다. 무디스는 “원자재 수입국인지, 수출국인지에 따라 국가별 영향 정도는 달라질 것”이라며 “이번 사태에 따른 경제 제재는 세계 경제 전망에 위험을 키우고 있다”고 했다. 원자잿값 상승으로 2개월 연속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하다가 지난달 겨우 흑자로 전환한 국내 무역에도 다시 경고등이 켜진 셈이다.
업계와 전문가들은 한국 경제가 직면한 공급망 위기를 현 정부와 새 정부 모두 무겁게 받아들이고 냉철히 대응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특히 새 정부엔 공급선 다변화와 비축량 확충, 가성비보다는 공급 안정성에 무게를 둔 자원정책의 필요성도 강조된다.
정민현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는 국제 제재로 인한 러시아 실물 경제 위축, 수출 통제로 인한 국가·지역별 교역 구조 변동, 세계무역 위축 가능성 등 글로벌 통상 환경 변화에 장기적으로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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