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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산만 오르는게 아니다… 주요 원자재 연쇄 급등 '나비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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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산만 오르는게 아니다… 주요 원자재 연쇄 급등 '나비효과'

입력
2022.03.14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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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노멀 되는 글로벌 원자재 가뭄]

경북 포항 포스코에서 화물차가 철강 제품을 실어서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경북 포항 포스코에서 화물차가 철강 제품을 실어서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국제 원자재 시장에서는 상대적으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생산비중이 낮은 원자재 가격까지 연쇄적으로 급등하고 있다. 전쟁이 불러일으킨 공포감과 한정된 공급처에 수요가 몰리면서 빚어지는 현상인데, 원자재 수입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에는 대형 악재다.

철광석·유연탄·구리·아연·나프타... 전쟁 2주 만에 급등

13일 업계와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따르면, 지난달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철광석·유연탄·구리·아연·나프타 등 주요 원자재 가격이 덩달아 뛰고 있다.

철강 제품의 필수 원자재인 철광석과 유연탄 가격(11일 기준)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난달 24일 이후 2주 만에 각각 20%, 40% 급등했다. 지난해 말부터 세계적인 수요 증가로 가격이 오르는 추세였는데,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공급 차질 우려가 커지자 불이 붙은 것이다.

주요 원자재 가격 변동과 러시아 생산비중

주요 원자재 가격 변동과 러시아 생산비중

배터리, 전선, 자동차 부품 등 산업전반에 필수로 쓰이는 구리, 아연, 납도 최근 2주 동안 각각 7.5%, 16%, 7.1% 뛰었다. 비철금속 대장격인 구리는 지난 7일 톤당 1만730달러로 역대 최고가를 찍었고, 아연은 지난 4일 2007년 이후 처음으로 4,000달러를 넘어섰다. 이런 추세면 아연 가격 역시 조만간 역사적 고점(2006년 4,619달러)을 가뿐히 넘어설 걸로 보인다. 각종 석유화학제품의 기초 원료로 쓰여 '산업의 쌀'로 불리는 나프타도 같은 기간 23% 치솟았다.

대체 공급처 있는데… 줄줄이 급등 이유는

이들 중 나프타(8.6%)를 제외하면 러시아 생산비중은 5% 안팎에 그친다. 철광석은 호주(34.6%), 구리는 칠레(28.3%)의 생산량이 훨씬 많아 대체 공급처가 존재한다. 실제 앞서 2014년 돈바스 전쟁, 2018년 미국의 러시아 기업 제재 때도 이들 원자재 가격은 큰 움직임이 없었다.

하지만 최근엔 전혀 다른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에너지 가격 급등이 일차 요인으로 꼽힌다. 아연, 구리, 납 같은 원자재는 제련·정련 등을 거쳐 탄생하는데, 지난해부터 천연가스 가격이 폭등한 유럽의 상당수 제련 공장은 비싼 전기료를 감당하지 못하고 줄줄이 감산에 돌입한 상황이다. 여기에 주요 상품거래소의 구리, 아연 재고도 사상 최저 수준에 가까울 만큼 점점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러시아를 대신할 시장에 수요가 몰리는 것도 가격 상승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최근 석탄과 철광석 수요는 호주로 향하고 있다. 유럽은 그간 석탄의 70%를 러시아에 의존했고, 한국, 중국 등 주요 아시아 국가는 러시아와 호주 등에서 이들 원자재를 나눠 조달했는데 지금은 호주 한 곳에 주문이 쏠리는 것이다.

하지만 물류비를 포함한 각종 비용 급등으로 호주에서도 당장 생산량을 늘리기 어렵다는 게 문제다. 최진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에너지 가격 상승이 계속될수록 원자재도 계속 오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전남 광양시 포스코 광양제철소 제품 출하장에 철강 제품이 쌓여 있다. 광양=연합뉴스

전남 광양시 포스코 광양제철소 제품 출하장에 철강 제품이 쌓여 있다. 광양=연합뉴스

업계에선 글로벌 원자재 확보전이 갈수록 치열해질 걸로 내다본다. 최근 중국은 2025년까지 해외광산에서의 철광석 생산량을 2억2,000만 톤 더 늘리기로 결정했다. 철광석 공급을 늘려 경기부양 필수재인 철강 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한 목적이다. 포스코도 최근 12년 만에 호주 광산 개발사업을 재개하기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기업들도 필수 원자재를 확보하기 위해 해외 광산 등에 적극 지분 투자에 나서고 있는 추세"라고 전했다.

김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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