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꽃' 활동가, 공동비대위원장 인선
비대위원도 절반 2030... 변화 예고
성(性)착취 범죄 n번방의 존재를 세상에 처음 알린 추적단 ‘불꽃’의 박지현(26) 활동가가 13일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으로 낙점됐다. 청와대 권력을 내준 민주당이 ‘원외’ 인사인 20대 여성에게 쇄신의 대수술을 맡긴 셈이다. 민주당은 비대위 절반을 2030 청년으로 채우고, 기득권 남성 중심에서 ‘청년’과 ‘여성’을 위한 당으로 대대적 체질 개선을 예고했다.
윤호중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청년ㆍ여성ㆍ민생ㆍ통합의 원칙으로 비대위 구성을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대선 패배 4일 만에 당 재건을 책임질 새 지도부가 꾸려진 것이다.
윤 위원장은 자신과 함께 비대위를 이끌 ‘투톱’으로 박 공동위원장을 내세웠다. 그의 합류는 예고됐지만, 위원장 인선은 다소 파격이었다. 대선 과정에서 민주당 선거대책위가 영입한 박 공동위원장은 선거 막판 여성들을 이재명 전 후보로 결집하게 하는 데 핵심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윤 공동위원장은 “(박 위원장은) 온갖 협박에도 굴하지 않고 불법과 불의에 저항하고 싸웠다”면서 “청년을 대표하는 결단과 행동이야말로 민주당에는 더없이 필요한 소중한 정신이자 가치”라고 발탁 배경을 설명했다.
두 위원장과 함께 뛸 위원에는 조응천(재선ㆍ59)ㆍ이소영(초선ㆍ37) 의원, 광주 선대위 공동위원장을 지낸 청년창업가 김태진(38) 동네줌인 대표, 권지웅(34) 민달팽이 협동조합 이사, 배재정(55)ㆍ채이배(47) 전 의원이 선임됐다. 전체 비대위원 8명 중 4명이 2030 청년이다. 윤 공동위원장은 “앞으로 민주당을 2030세대가 보다 가까이 할 수 있는 정당으로 쇄신하겠다는, 방향성을 예고한 것”이라고 말했다.
비대위는 14일 국립서울현충원 참배를 시작으로 공식 활동에 들어간다. 앞서 11일 의원총회에서 비대위 체제로 6ㆍ1 지방선거를 치르겠다고 결정한 만큼 비대위도 두 달 남짓한 기간에 성과를 내야 한다. 비대위는 우선 대선 패배의 원인을 정확히 진단한 뒤 국민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당 재건 작업에 나설 예정이다. 대선 과정에서 약속한 기초의원 중대선거구제 도입 등 정치개혁 과제도 이행해야 한다. 조응천 위원은 “처절한 반성을 통한 근본적 쇄신만이 다시 우리 당이 국민에게 다가갈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결과로 말씀드리겠다”고 페이스북에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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