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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우크라이나 침략의 전초전

입력
2022.03.16 04:30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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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6 크림반도

2013년 11월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유로마이단 시위 장면. 위키피디아

2013년 11월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유로마이단 시위 장면. 위키피디아


흑해 부동항 크림반도(Crimea)는 16세기 이래 10여 차례 이어진 러시아-튀르크 전쟁의 전장이었다. 러시아에는 보스포루스해협 너머 발칸반도와 지중해 남진 항로의 교두보였고, 오스만튀르크 제국에는 중동을 넘어 중앙아시아로 나아가는 동진의 관문이었다. 러시아혁명 직후 그 땅은 구소련 영토로 편입됐다.

400여 년 땅의 권력이 뒤바뀌는 사이 민족도 문화도 섞였지만, 2차대전 직후 스탈린은 튀르크계 타타르인들을 대거 중앙아시아로 강제이주시키며 옛 오스만제국의 흔적을 난폭하게 지워버렸고, 반도의 자치국 지위도 박탈해 연방 직할주로 편입해 집중적인 러시아화 작업을 전개했다. 우크라이나 출신 서기장 니키타 흐루쇼프가 1954년 크림반도를 '우크라이나 소비에트 사회주의 공화국'에 편입시킨 건 '조삼모사'의 선심정책일 뿐이었지만, 그는 소비에트 해체- 우크라이나 독립-나토가입 추진의 미래를 알지 못했다. 1991년 소비에트 해체 후 반도 내 러시아계 주민들은 우크라이나의 통제력에서 벗어나 다시 자치공화국 지위를 획득했다.

2013~2014년 '유로마이단 혁명'으로 우크라이나에 친유럽 권력이 들어섰다. 러시아는 세바스토폴 흑해 함대의 부동항을 잃을 위기에 몰렸고, 크림반도의 친러 주민들 역시 동요했다. 2014년 2월 27일 러시아 지원을 받은 크림반도 친러 무장세력은 세바스토폴을 비롯한 주요 관공서와 공항 등을 장악했고, 그 사태를 빌미로 러시아는 정규군을 파병했다. 우크라이나를 비롯한 국제사회는 '침략 행위'라며 규탄했다.

하지만 크림자치공화국 의회는 3월 6일 독립 및 러시아 합병을 결의했고, 16일 주민투표(96.77% 동의)로 러시아 귀속을 선택했다. 우크라이나와 국제사회는 인정하지 않지만, 크림반도는 현재 러시아연방 남부연방관구 소속이다. 이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서도 크림반도에선 단 한 발의 총성도 없었다.

최윤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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