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위가 직원 파견 요청했다지만
부처 파견 요청은 늘 거치던 과정
폐지인지 전면 개편인지 불확실성 커
여성가족부를 둘러싼 압박이 연일 거세지고 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조직 7개 분과에서 여성 분과는 빠졌을뿐더러,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입에선 "부처의 역사적 소명을 다했다"는 말까지 나왔다.
여가부 직원들 사이에선 부처 운명을 두고 술렁이는 분위기가 감지되지만, 중심에선 '동요하지 말고 묵묵히 할 일을 하라'는 내부 단속에 나서는 모양새다. 아직 인수위 구성인원이 확정되지 않았고 성평등 관련 부처를 아예 없애는 전면 폐지냐, 대안 조직을 세우는 유연한 개편이냐 가능성이 둘 다 존재하기 때문이다.
인수위 요청에 여가부 공무원 4명 추천
14일 여가부에 따르면 인수위는 지난 11일 여가부에 파견 공무원 국장급과 과장급 한 자리씩 2배수 추천을 요청했고, 이에 여가부는 총 4명의 이름을 올렸다.
인수위는 새 정부 국정운영 밑그림을 짜는 조직이다. 현재 △기획조정 △외교안보 △정무사법행정 △경제1(경제정책·거시경제·금융) △경제2(산업·일자리) △과학기술교육 △사회복지문화 등 7개 분과로 조직돼 있다. 당선인의 공약을 다시 훑어보면서 우선순위를 정하고 보완할 부분과 추진 방향성을 수립하게 된다.
목소리 낼 수 있을까…개편 방향성 '관건'
인수위 요청에 여가부가 명단을 전달하긴 했지만 최종 인수위에서 여가부 직원들에게 어떤 역할이 주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 윤 당선인의 여가부 폐지 입장이 강경하고 별도 분과가 없기에, 조직 개편에 어느 정도 목소리를 낼 수 있을지 감이 잡히지 않아서다. 이번 인수위 전체 규모는 200명 안팎으로 예상된다.
여성계 한 인사는 "추천 요청은 전체 부처에 일괄적으로 하는 거라 어떤 자리에서 실무를 하게 될지는 알 수 없다"며 "부처 기능을 다 찢는 것인지, 고용이나 복지 등 일부 중복 기능만 조정하고 남성과 여성 모두 아우르는 성평등 전담 기구를 만들겠다는 것인지 기본 방향성을 눈여겨봐야 한다"고 말했다.
여가부 내부에서도 고위급일수록 인수위에 온 신경이 쏠려 있다. 조직 개편 방향에 따라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게 이들이기 때문이다. 한 정부 관계자는 "일반 공무원들이야 다른 부처로 이동하는 수준에 그칠 수 있지만 부처 자체가 아예 폐지돼 버리면 다른 부처에서 파견 왔던 국장급 이상은 돌아갈 자리 걱정에 예민할 수밖에 없다"며 "할 일만 꿋꿋이 하자며 다잡고 있지만 완전 폐지냐 아니냐에 곤두서 있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묵묵히 할 일 한다' 경단녀 지원 계획대로
표정관리 속에서 여가부는 예정된 사업을 차질 없이 추진한다는 게 기본 방침이다. 여가부는 이날 경력단절여성을 지원하는 여성새로일하기센터(새일센터) 총 729개 직업교육훈련과정을 확정하고 본격 운영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예년과 비슷한 사업이지만, 올해엔 빅데이터 분석, 소프트웨어 개발, 제약품질관리 등 고숙련·고부가가치 훈련을 기존보다 5개 늘려 62개 과정으로 운영한다.
정영애 여가부 장관은 "코로나19로 인한 고용충격을 빠르게 회복하고 미래 노동시장 변화에 대비하려면 신속하게 대응해야 한다"며 "유망직종과 연계한 고부가가치 직종 훈련 등을 확대해 일자리로 조기 복귀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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