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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는 너무 좁다"...韓 장악한 K플랫폼이 日 주목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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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는 너무 좁다"...韓 장악한 K플랫폼이 日 주목하는 이유

입력
2022.03.16 04:30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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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산업이란 비판 받아온 인터넷 플랫폼
韓 시장서 성공한 서비스로 日 공략 시동
한류 붐 불면서 한국 서비스 관심 높은 상황

시각물_K-플랫폼의 일본 진출 전략

시각물_K-플랫폼의 일본 진출 전략

그동안 내수 시장에만 머물렀던 토종 인터넷 플랫폼 기업들의 해외 진출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 자생력을 갖춘 K플랫폼 기업들이 본격적인 영역 확장에 착수한 모양새다. 특히 한국 시장보단 규모가 크지만 아직까지 성숙도 측면에서 떨어진 일본 시장을 잇따라 정조준하고 나섰다.

네이버, 카카오, 무신사...K플랫폼 공룡, 日 정벌 나선다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소개 이미지. 네이버 제공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소개 이미지. 네이버 제공


15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네이버, 카카오, 무신사 등 국내 인터넷 플랫폼 업체들은 일본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일찍부터 일본에 주목한 네이버는 자사 메신저인 라인을 현지의 '국민 메신저'로 육성했다. 라인을 중심으로 콘텐츠, 핀테크 등 다양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지난해 3월엔 일본 최대 포털서비스 '야후 재팬'을 보유한 Z홀딩스와 라인 주식회사가 경영통합까지 되면서 든든한 아군을 얻었다.

이를 바탕으로 네이버는 일본 전자상거래 시장 진입에도 도전한다. 네이버를 국내 전자상거래 1위 자리에 올리는 데 혁혁한 공을 세운 스마트스토어의 일본판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경쟁이 치열한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을 장악했던 노하우에 라인, 야후재팬의 마케팅 영향력을 더해 2027년까지 일본 시장 점유율 50%를 차지하겠다는 게 네이버의 중장기 청사진이다.

카카오의 일본 인터넷만화 플랫폼 픽코마. 카카오 제공

카카오의 일본 인터넷만화 플랫폼 픽코마. 카카오 제공

카카오에선 김범수 창업자가 이사회 의장 자리도 내놓으면서 일본 등 해외 시장 진출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지난해 카카오를 둘러싼 골목상권 침해 논란을 해소하면서도 잠재성장성이 높은 해외 시장 개척을 서둘러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카카오는 2016년 출시, 일본 인터넷만화(웹툰) 분야에서 1위에 오른 '픽코마'를 중심으로 사업 확장에 나설 계획이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카카오게임즈 등 국내서 인기를 얻고 있는 콘텐츠 수출을 시작으로 다양한 카카오 서비스의 일본 진출 시도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온라인 패션 플랫폼인 무신사는 지난해 1월 첫 해외 법인으로 '무신사 재팬'을 설립했다. 그동안 한류의 영향으로 국내 패션 브랜드에 대한 일본 소비자들의 수요는 많았지만, 개별 패션 업체가 일본에 직접 판로를 개척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이에 무신사는 물류, 고객서비스(CS), 결제 등 현지 최적화된 플랫폼을 구축하면서 국내 브랜드들의 일본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했다. 또 배달의민족의 베트남 진출을 성공시킨 조연 최고기술책임자(CTO) 영입으로 글로벌 확장 전략도 재구축했다.

온라인 패션 플랫폼 무신사. 무신사 제공

온라인 패션 플랫폼 무신사. 무신사 제공


시장 크지만 플랫폼 산업 성숙도 떨어져..."韓 기회 있다"

이처럼 국내 플랫폼 기업들이 일본 시장에 앞다퉈 진출하고 나선 배경엔 높은 잠재성장성이 자리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 1억2,000만 명이 넘는 인구를 보유하면서도, 세계 3위 규모의 국내총생산(GDP)을 기록하고 있다. 우리와 문화나 소비 성향도 비슷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일본에서 본격적으로 전자상거래 시장이 확산되면서 국내 플랫폼 기업이 진출할 배경도 마련됐다. 일본 경제산업성이 지난해 7월 발표한 일본의 ‘전자상거래시장 조사’에 따르면, 2021년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통한 일본의 소매 판매 규모는 12조2,000만 엔(약 125조8,6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21.7% 증가했다. 하지만 이는 전체 소매 판매액의 8% 수준에 불과하다. 그만큼 일본 현지 플랫폼 시장의 확장성이 풍부하단 얘기다. 게다가 최근 한국 드라마, 영화, 아이돌 등의 인기로 불어온 '제4차 한류' 바람도 긍정적인 요인이다. 한국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일본 소비자들의 관심이 커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장 규모만 보고 섣부르게 진출했다가 실패를 맛본 사례도 적지 않다. "현지 소비자 취향과 소비 습관을 저격하는 철저한 현지화가 일본 시장 진출의 필요충분조건이다"는 얘기가 공공연한 이유다. 실제 삼성전자나 현대차 모두 일본 시장 의 벽을 넘지 못했고, 베트남 시장에 안착한 배달의민족도 2014년, 2020년 두 차례 일본 진출을 시도했다가 결국 철수했다.

플랫폼 업계 관계자는 "한류가 주류 문화로 떠오르면서 아직 일본에 알려지지 않은 한국 제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며 "내수 시장만 차지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던 플랫폼 기업에 해외 진출이라는 기회가 오고 있다"고 말했다.

안하늘 기자
이승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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