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공학전문가' 김진애 전 열린민주당 의원
대통령 집무실, 광화문·용산 이전 추진에
"민폐·몰상식" 비판 "의사결정 과정도 중요"
"일단 청와대로 들어가 업무 보며 바꾸라" 주장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대통령 비서실장과 정무수석 예방 자리에서 청와대 이전 문제, 광화문 정부서울청사 집무실 등과 관련한 생각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1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왼쪽 위)와 북악산 앞의 청와대(위 가운데). 뉴시스
도시공학전문가인 김진애 전 열린민주당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공약한 '청와대 집무실 이전 추진'에 "청와대에 못 들어갈 이유라도 있느냐"고 반문했다. 충분한 논의 없이 대통령 집무실로 광화문 용산 등 여러 곳이 거론되는 상황에 "민폐", "몰상식" 등의 표현을 써가며 비판했다.
김 전 의원은 15일 TBS라디오 '신장식의 신장개업'에서 광화문에 이어 나온 '용산 집무실' 가능성에 "(그렇게 한다고) 갑자기 광화문 시대에서 용산 시대로 바뀌는 것 아니냐, 개인의 아파트로 옮길 수 있는 게 아니지 않으냐"며 "말이 안 된다. 몰상식하다"고 말했다.
김 전 의원은 "외교부·국방부 나가라고 하고, 총리공관도 얘기한다. 대통령이 무슨 왕이냐"고 따져물으며 '공간의 민주주의'를 언급했다. 그는 "실제 공간을 쓰는 것과, 어떤 공간을 어떻게 쓰느냐를 의사결정하는 과정도 중요한데 지금은 그게 아니다"며 "그렇게 하지 말고 일단 청와대로 들어가서 업무를 하면서 (바꾸라)"고 조언했다.
특히 광화문 집무실에 대해서는 "(윤 당선인보다 먼저) '광화문 대통령'을 표명한 건 문재인 대통령이었다"며 "위원회를 만들어 1년 반 정도 검토했는데, 경호 경비 공간확보 등 여러가지 문제로 2019년 1월 폐기 결론이 났는데, 3년 동안 (광화문) 공간이 달라졌느냐"고 했다. 문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벗어나 광화문 대통령 시대를 열려던 계획을 접은 건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또 "광화문 광장도 지금 상당히 시민한테 돌려주는 시민 친화적인 공간으로 다시 태어나고 있는 중"이라며 "대통령 집무실이 (광화문에) 있게 되면 여러 활동하고 상당히 갈등의 요소가 많아진다"고 주장했다.
"경호·의전 중심 '구중궁궐' 청와대 개선은 필요해"
2019년 7월 25일 문재인 대통령이 당시 신임 검찰총장이던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간담회장으로 향하는 모습. 연합뉴스
김 전 의원은 "특히 관저를 다른 데다 알아보겠다는 건 정말 이상하다"며 "청와대에 못 들어갈 이유라도 있느냐"고 따지기도 했다. 일부 언론에 따르면, 대통령실이 국방부에 마련되면 대통령 관저는 용산구 한남동 육군참모총장 공관이나 외교부, 국방부 장관 공관이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그는 "제일 이상한 건 (광화문 집무실 공약이) 급히 해야 할 일이 아니라, 인수위원회에서 두 달 안에 결정해야 하는 게 아니다"며 "청와대는 대한민국의 상징이고, 세계에서도 하나의 상징이 돼, 굉장히 신중해야 된다"고 주장했다. 또 "세종시에도 제2의 집무실을 두기로 확정이 되어가고 있는데, 인수위에서 두 달 안에 급하게 해야 할 일은 절대로 아니다"라며 "민폐가 될 것이고 절차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다만 그는 현 청와대가 업무를 보기에 효율적인 공간이 아닌 점은 동의했다. 그는 "(청와대가) 경호와 의전 위주로 '구중궁궐'처럼 만들어져 대통령을 고립시키는 게 좀 많아 문재인 대통령도 내려와서 같이 일한 적이 굉장히 많다"며 "비서진들과 같이 있는 공간으로 움직이고, 그렇게 청와대를 바꾸는 건 굉장히 필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어떤 식으로든 개선은 필요하다는 얘기다.
청와대 '풍수' 얘기도 꺼냈다. 그는 "일부에서 청와대가 '풍수가 안 좋다' '대통령의 말로가 안 좋다' 이런 얘기를 하는데 풍수가 나쁘더라도 그걸 다스릴 수 있도록 만드는 게 좋은 건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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