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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살 차이는 궁합도 안 본다’는 말은 사주팔자에서 연유됐다. 생활 속에서 무심코 사용하는 말과 행동, 관습들을 명리학 관점에서 재미있게 풀어본다.
권력자의 사주(四柱)는 강하다. 이는 사주가 강해야 권력자가 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사주도 강한 것과 약한 것이 있다. 명리학(命理學)에서는 이를 신강(身强, 身旺) 또는 신약(身弱) 사주라 한다. 신강이란 사주에서 나를 상징하는 일간(日干, 생일 위 글자)의 힘이 강한 것이고, 신약은 일간의 힘이 약한 것이다.
신강 사주는 우선 일간이 월지(月支, 생월 아래 글자)의 힘을 받아야 한다. 일간이 갑(甲)일 경우 오행(五行, 木·火·土·金·水) 중 같은 목(木)인 인·묘(寅·卯)월에 태어나면 강한 기운을 갖는다. 결국 일간의 오행이 제 계절에 태어난 것이다. 불(火)은 여름, 금(金)은 가을, 물(水)은 겨울이 제철이다. 이를 통근(通根) 또는 득령(得令)이라 부른다. 사주에서는 월지를 가장 중요하게 본다.
이어 일간과 같은 오행이 있는 경우다. 나에게 힘이 되는 형제와 친구 관계다. 비겁(比劫·比肩·劫財)이라 한다. 또 일간을 도와주는(生) 오행이 있으면 강해진다. 일간이 나무(木)일 경우 물(水)이 그렇다(水生木). 인성(印星, 正印·偏印)으로 나를 지지하고 후원하는 세력이다.
신강, 신약 사주는 좋고 나쁘고 또는 옳고 그름이 아니라 성향과 삶의 방식을 뜻한다.
일반적으로 신강한 사주는 자신감이 넘치며 적극적이고 활동적이다. 또 경쟁을 두려워하지 않으며 심한 스트레스에도 잘 견딘다. 시련이나 고난에도 회복탄력성이 좋다. 반면 너무 에너지가 강해 고집도 세고 자기중심적이며 독선적인 것이 단점이다. 삶의 풍파도 심하다.
사람이 모인 조직에서는 위계질서가 생겨나고 그 안에서 '권력'이 형성되는데, 사주가 신강하면 권력 지향적이고 권력을 획득하는 데 더 능하다. 권력자가 되면 사람이 변한다. '권력은 사람의 뇌를 바꾼다'는 제목의 책도 있다. 권력을 가지면 세상과 사람을 인지하고 행동하는 방식이 달라진다. 권력은 사람을 큰 인물로 성장시키기도 하지만 초심을 퇴화시키기도 한다.
가뜩이나 신강한 사주에 권력이 더해지면 자제력을 잃는 경향이 많다. 권력이 강할수록 타인의 평가에 둔감해진다. 감시와 비판을 무시한다. 또 권력이 커질수록 위험을 감수하며 무리한 일들을 진행한다. 누적된 연구에서도 권력자가 되면 긍정보다도 부정적으로 변화하는 경우가 많았다. 권력자가 되면 더 이기적이고, 타인과 공감을 못 하고, 위선적이며, 힘을 남용하기 쉽다는 것이다.
미국 스탠퍼드대학이 연구한 '지도자가 권력을 쥐면 변화하는 세 가지'에 따르면, 먼저 자기가 하고 싶었던 것에 집중한다. 이어 아래 사람들이 원하는 것에 둔감해진다. 끝으로 자신과 측근들은 규율을 지키지 않아도 다른 사람들은 모두 잘 지켜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대한민국은 왜 헛발질만 하는가')
이번 대통령 당선인은 대부분 검찰에서만 사회생활을 했다. 을(乙)의 경험은 없고, 갑(甲)의 생활에만 익숙하다. 이제는 최고 권력자가 됐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 플라톤은 "사람의 인격은 그가 권력을 사용해 무슨 일을 하는지를 보면 알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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