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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만 전자' '성능 저하 논란' 삼성전자 주총..."고객 마음 헤아리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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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만 전자' '성능 저하 논란' 삼성전자 주총..."고객 마음 헤아리지 못했다"

입력
2022.03.16 14:56
수정
2022.03.16 16:50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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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S 관련 주주들 질타 이어져
사내이사 선임은 압도적 찬성률로 통과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DX부문장)이 16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53기 삼성전자 정기주주총회에서 인사하고 있다. 수원=뉴시스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DX부문장)이 16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53기 삼성전자 정기주주총회에서 인사하고 있다. 수원=뉴시스

"고객들의 마음을 처음부터 제대로 헤아리지 못한 것에 대해 사과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이 '갤럭시S22'를 둘러싼 성능 저하 논란에 대해 주주들 앞에서 머리부터 숙였다. 한 부회장은 16일 경기 수원시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53기 정기 주주총회'에 참석해 재발 방지를 약속하면서 이렇게 밝혔다. 최근 주주들의 최우선 관심사로 부각된 갤럭시S22의 '게임 옵티마이징 서비스'(GOS) 논란을 염두에 둔 듯한 사과였다. 삼성전자는 제품 발열의 최소화를 위해 갤럭시S22에 게임 등 일부 고사양 응용소프트웨어(앱) 실행 시 성능을 제한하는 GOS 프로그램을 내장했다가 소비자를 기만했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주주와 기관투자가를 포함해 삼성전자 주요 경영진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된 이날 주총에선 △재무제표 승인 △사내·사외이사 선임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등이 상정됐다. 이 가운데 갤럭시 스마트폰을 책임진 노태문 모바일경험(MX)사업부장 사장과 국민연금에서 부정적인 의사를 표시한 반도체 중심의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인 경계현 사장 등의 사내이사 선임 통과 여부에 대해선 주총 전부터 많은 관심이 쏠렸다. 이날 삼성전자 주총엔 특히 지난해 보다 약 2배 가량인 1,600여명이 '동학개미'가 몰리면서 날카로운 질문도 쏟아냈다.

제53기 삼성전자 정기주주총회가 열린 16일 오전 경기 수원 영통구 수원컨벤션센터에서 노태문 사내이사 선임 철회를 촉구하는 집회가 열렸다. 안하늘 기자

제53기 삼성전자 정기주주총회가 열린 16일 오전 경기 수원 영통구 수원컨벤션센터에서 노태문 사내이사 선임 철회를 촉구하는 집회가 열렸다. 안하늘 기자


주총장 밖에선 품질 논란 지적하면서 트럭 시위도

예상대로 GOS 논란은 삼성전자의 이번 주총장 밖에서도 가장 '뜨거운 감자'였다. 집단소송에 나선 '갤럭시 GOS 집단소송 준비' 카페와 유명 스마트폰 커뮤니티는 이날 주총장 앞에서 트럭시위까지 벌였다. 실제 이날 주총장 주변엔 "휴대폰 품질에 신경을 쓰십시오", "소비자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는 기업은 도태된다는 것을 잊지 마세요"라고 표시된 전광판 트럭이 도로를 배회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번 주총 전부터 노 사장은 신임 사내이사 후보로 오르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에 대해 한 부회장은 "GOS는 게임 특성을 반영해 적정 한도까지 성능을 제어해 발열을 최소화하고 일관성 있는 성능을 제공하고자 기획됐다"면서 "그러나 처음부터 최상의 성능을 원한다는 목소리가 있어 사용자에게 선택권을 주는 방향으로 업데이트했다. 이런 이슈가 재발하지 않게 고객 경험을 최우선하겠다"고 설명했다.

"사내이사 선임 반대하자" 목소리에도 선임 안건 통과

GOS 논란이 터지면서 갤럭시S22의 흥행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삼성전자 주가도 ‘10만 전자’를 넘보던 지난해 연초 대비 15% 이상 빠졌다. 이에 한 주주는 "노태문 사장은 GOS 문제 전부터 불안한 행보를 보였다"며 "여기 계신 주주들께서 현명한 표결을 진행해줬으면 좋겠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삼성전자 노조도 이날 주총장 앞에서 'GOS 사태의 근본원인 노태문'이란 현수막을 펼쳐 보였다.

한 부회장은 이런 지적에 "노태문 후보는 기술 리더십을 갖춘 스마트폰 전문가"라며 "경쟁이 심화된 모바일 시장에서 새로운 모바일 경험을 창출할 수 있는 최고의 적임자"라고 두둔했다.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사업의 경쟁력 약화에 대한 주주들의 지적도 이어졌다. 파운드리 업계의 최대 고객사인 퀄컴은 당초 '스냅드래곤' 칩 생산을 삼성전자에 맡겼는데, 올해 3나노 공정 기반 차세대 스냅드래곤 생산을 다시 대만의 TSMC로 돌린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연금은 최근 공시에서 사내이사 후보에 오른 경 사장 등에 대해 "기업가치의 훼손 내지 주주권익의 침해 이력이 있는 자에 해당한다"며 반대 의사를 밝혔다.

경 사장은 "공정이 미세화될수록 복잡도가 올라가고, 반도체 물리적 한계에 근접하고 있다"며 "점진적으로 안정화되고 있으며, 수익성과 공급물량을 동시에 개선할 것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연금과 일부 소액주주의 반대에도 이사진 선임 등 상정된 안건은 전원 통과됐다. 지난해 8월 기준 삼성전자의 개인투자자 지분 비율은 13.08%이며, 국민연금의 지분율은 8.69%로 사내이사 선임 안건에 대한 찬성률에 관심이 모아졌다. 하지만 주총 결과, 노태문 사장의 경우 97.96%, 경계현 사장은 86.34%의 압도적 찬성률을 얻었다. 그동안 가장 낮은 찬성률로 선임된 사내이사는 지난 2018년 이상훈 사장(61.6%)이었다.

안하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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