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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고 수위 제재에, 푸틴 "경제 타격" 인정...전쟁 종식은 아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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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고 수위 제재에, 푸틴 "경제 타격" 인정...전쟁 종식은 아직

입력
2022.03.17 19:03
수정
2022.03.17 23:38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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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경제 구조 개혁 필요, 쉽지 않다는 사실 인정"
다국적 기업에도 화해의 손길 뻗어
초강수 제재에 경제 휘청거리지만
제재가 전쟁 종식까지 이끌지는 미지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0일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화상을 통해 각료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서방권의 초강력 제재 대처 방안을 논의했다. 모스크바=EPA 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0일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화상을 통해 각료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서방권의 초강력 제재 대처 방안을 논의했다. 모스크바=EPA 연합뉴스

러시아 군대를 우크라이나에서 철수시키기 위한 서방의 역사상 최고 수위 제재가 지속되고 있다. 러시아의 돈줄을 죄고, 물자 유입을 막았으며, 화폐 가치도 폭락시켰다. 전례 없는 혹독한 제재에 “끄덕 없다”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타격을 시인하기에 이르렀다. 다만 초강력 경제 제재가 전쟁 종식까지 연결될지에 대해선 '상당히 어렵다'는 회의론이 우세하다.

16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TV연설에서 “새로운 현실 앞에서 우리 경제는 폭 깊은 구조 변화가 필요할 것이며 나는 이것이 쉽지 않다는 사실을 숨기지 않겠다”며 “일시적인 인플레이션과 실업률 상승을 초래할 것”이라고 털어놨다. 사실상 미국과 유럽연합(EU)의 다각적인 제재로 러시아 경제가 심각한 타격을 입었음을 인정한 셈이다.

실제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에 대한 제재는 적지 않은 효과를 냈다는 분석이다. WSJ은 “제재로 인해 공장 폐쇄, 일자리 감소, 금리 2배 상승, 루블화 가치 폭락 등 러시아 전반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며 “러시아는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에 처했다”고 설명했다.

나라 경제가 파탄 지경에 이르자 푸틴 대통령은 급기야 다국적 기업들에 도움을 요청했다. 그는 서방 기업들의 러시아 이탈을 언급하면서 “우리나라에서 계속 일하는 외국 기업들은 앞으로 분명히 새로운 개발 기회를 얻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WSJ이 “(떠나지 말아달라는) 화해의 손길”이라고 평가했을 정도다.

전례 없는 대규모 제재가 러시아 사회 전반에 균열을 만들면서 종전을 유도하는 필수 요소라는 점은 재확인됐다. 러시아가 중국에 군사적·재정적 지원을 요청했다는 보도까지 나오는 상황은 단적인 예다. 러시아 경제가 전쟁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기 위해선 최소 5년 이상이 걸릴 것이라는 미국 싱크탱크 외교정책연구소(FPRI)의 분석도 나왔다.

다만 제재가 전쟁을 끝내는 ‘결정적 한방’은 아니라는 지적도 적지 않다. 종전의 가장 큰 걸림돌은 역시 푸틴 대통령이다. 옛 소련의 영광을 되찾겠다는 야욕과 몇 년간의 철저한 전쟁 준비는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전쟁을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다. 제재 부과의 책임을 서방으로 돌리는 그의 선전ㆍ선동도 이미 효과를 보이고 있다. 테리사 팰런 러시아·유럽·아시아 연구센터(CREAS) 센터장은 "(푸틴의) 프로파간다는 제재를 적들에 의한 불공정 박해로 둔갑시켜 사람들이 정권을 보호하고 싶게 만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푸틴 대통령의 의지를 꺾어야 전쟁은 종식된다는 게 중론이다. 러시아의 완전한 군사적 패배 혹은 러시아 내부에서 그에 대한 견제가 거론된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ㆍ나토)나 미국 등 서방의 군사적 개입이 없이는 전자는 어렵다. 언론과 서방 미디어 차단으로 정보 접근을 어렵게 해 시민들의 정확한 상황 판단도 방해하고 있다. 러시아의 야권 정치인 블라디미르 카라 무르자는 14일 미국 CNN 방송에 "전쟁을 끝내는 유일한 방법은 푸틴을 끌어내리는 것이고 오직 러시아 시민들만 이 일을 해낼 수 있다"며 “서방 국가들이 다양한 통로를 동원해 선동 당하는 러시아 국민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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