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에게서 배우는 성과관리의 원리
1900년경 독일에는 수학 문제를 푸는 말이 나타나 세상을 놀라게 하였다. 4 곱하기 3을 물어보면 12번 발을 구르고, 16의 제곱근을 물어보면 4번 발을 굴렀다. 사람들은 이 말을 ‘영리한 한스’라고 불렀다. 그러나 대규모 조사단이 나선 결과, ‘한스’는 지능이 높았던 것이 아니라 질문자가 보내는 무의식적 단서나 신호들을 읽어냈던 것으로 밝혀졌다. 예컨대 한스가 발굽을 네 번 굴러야 했을 때 인간은 무의식적으로 네 번 구를 때까지 기다렸다가 몸을 숙이거나, 눈을 게슴츠레 뜨는 등의 행동을 했고, 한스는 이를 보고 발굽 구르는 것을 멈춘 것이다. 한스만큼은 아니어도 대부분 말은 사람의 표정과 자세를 읽고 미세한 변화도 찾아내기 때문에, 자세를 조금만 공격적인 모습으로 바꿔도 가까이 다가오지 않는다.
구글의 성과관리시스템으로 유명한 OKR를 도입하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 그런데 목표(Objective)와 핵심결과(Key Result)에 집중해서 성과를 관리하는 OKR가 성공하려면 영리한 말처럼 상대방의 작은 움직임을 빠르게 캐치하여 올바른 피드백을 해 주는 능력이 필요하다.
미국 뉴욕의 오르페우스 체임버 오케스트라에서는 지휘자 없이 단원들끼리 눈빛과 호흡을 주고받으며 연주한다. 그럼에도 카네기홀에서 20년 이상 연속으로 공연하는 등 전문성과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이 오케스트라가 지휘자 없이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단원들 간에 신뢰와 존중을 주고받는 관계가 형성되어 있다는 점과 끊임없는 커뮤니케이션과 피드백이 이뤄진다는 점 때문이다. 실제 오르페우스의 연습 장면을 보면 엄숙한 분위기일 것이란 통념과는 달리 시끌벅적한 시골 장터 같은 모습을 보여준다. 연주곡이 정해지면 단원 모두가 지휘자가 되어 각자의 생각을 이야기하고 피드백해주면서 서로 맞춰간다.
활발한 커뮤니케이션과 빠르고 신속한 피드백을 통해 구성원들이 서로 신뢰하는 문화를 만드는 것이 성과관리의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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