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러시아인은 나에게 힘과 영감 줘"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진실 퍼뜨려 달라"
2차 세계대전 참전했던 아버지 이야기 꺼내기도
푸틴에 "당신 야망 위해 젊은이들 희생시키지 말라"
슈워제네거 계정 490만 팔로어, 크렘린도 팔로
"나는 러시아 사람들을 사랑합니다. 내가 여러분에게 진실을 말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제발 보시고 공유해주시길 바랍니다."
영화 '터미네이터'의 주인공이자 전 미국 캘리포니아 주지사인 아놀드 슈워제네거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러시아 국민들에게 영상 메시지를 남겼다. 그는 전쟁의 참상을 알리며 "우크라이나 전쟁의 진실을 퍼뜨려달라"고 호소했다.
슈워제네거는 17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9분짜리 영상에서 "세상에 끔찍한 일이 벌어지고 있지만, 러시아인들에게는 이 소식이 차단되고 있다"며 "사실을 알리기 위해 영상을 촬영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슈워제네거의 영상 편지에는 영어와 러시아어 자막이 동시에 게재됐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슈워제네거의 트위터 계정은 490만 명이 팔로하고 있으며, 특히 크렘린(President of Russia)이 공식적으로 팔로하는 22개 계정 가운데 하나다.
먼저 그는 14세 때인 1961년 자신의 우상인 러시아 역도 선수 유리 블라소프를 만났던 경험을 회상하며 러시아인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슈워제네거는 "그가 나에게 지어준 미소와 선한 모습은 영원히 잊을 수 없을 것"이라며 "언제나 러시아인들의 힘과 마음은 나에게 영감을 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랜 러시아인의 친구로서, 내가 하는 말을 들어줬으면 좋겠다"고 설득했다.
이후 슈워제네거는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러시아 정부의 가짜뉴스를 정정했다. 그는 "러시아 정부는 이 전쟁이 우크라이나를 '탈나치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하지만 이는 거짓"이라며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유대인으로, 그의 할아버지의 형제 3명이 모두 나치에 의해 죽었다"고 설명했다. 지난 2일 열린 유엔 총회에서 193개국 중 무려 141개국이 러시아를 규탄하고 전쟁 중단을 요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는 점도 언급했다.
우크라이나에서 전투를 벌이고 있는 러시아군이 정부의 거짓 선전에 속았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어떤 군인들은 우크라이나 사람들이 영웅처럼 대해줄 것이라는 말을 들었고, 어떤 군인들은 단지 훈련하러 가는 것이라는 말을 들었다”며 “군인들은 심지어 자신들이 전쟁터로 가고 있다는 사실조차도 몰랐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러시아 정부가 일으킨 전쟁으로 양측이 모두 고통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오스트리아 출신인 슈워제네거는 전쟁의 참상을 알리기 위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독일군으로 참전했던 아버지에 대한 얘기를 꺼냈다. 그는 레닌그라드 전투에 참가했던 아버지가 육체적, 정신적으로 무너져 여생을 죄책감과 고통 속에 살았다며 “이 영상을 보고 있을 러시아군이 내 아버지처럼 망가지길 원하지 않는다”고 호소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한 일침도 잊지 않았다. 슈워제네거는 푸틴 대통령에게 "왜 당신의 야망을 위해 젊은이들을 희생시키는가"라고 꾸짖으며 "당신이 전쟁을 시작했고, 이끌고 있으니 이 전쟁을 끝낼 수 있는 것도 당신"이라며 철군을 촉구했다.
슈워제네거는 러시아 시민들을 러시아 정부와 분리하며, 이들에게 반전 움직임에 나서줄 것을 촉구했다. 슈워제네거는 러시아 시민들과 군인들에게 “당신들에게 전해지는 가짜뉴스와 프로파간다를 구분해달라”며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지는 참상의 진실을 퍼뜨려달라”고 읍소했다. 영상 메시지의 끝에서 슈워제네거는 우크라이나에 친척이 있는 러시아인이 1,100만 명에 달한다는 사실을 짚었다. 그러면서 “당신이 쏘는 모든 총알은 형제나 자매를 향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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