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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자녀가 창백하고 기운이 없는데… 혹시 빈혈 때문?

입력
2022.03.19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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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의 건강 칼럼] 고경남 서울아산병원 어린이병원 소아청소년종양혈액과 교수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어린 자녀가 평소와 달리 하얗고 핏기가 없는 듯 보인다면 빈혈을 의심해볼 수 있다. 빈혈이 심해지면 기운이 없어져 신체 활동도 줄어든다. 또 밥을 잘 먹지 않으려고 해 철분 섭취가 더 부족해지는 악순환이 생긴다.

이 밖에 성장 지연, 행동 변화, 학습 능력 감퇴, 면역 저하 등이 나타날 수 있다. 간혹 아이가 창백하고 기운이 없어 보인다는 이유로 보양식만 먹이다가 빈혈이 한참 진행되고 나서야 빈혈을 진단받는 경우도 있다.

빈혈이 의심되면 반드시 병원 진료를 받고 적절한 치료를 시행해야 한다. 결코 가볍게 넘겨서는 안 되는 우리 아이 빈혈. 보호자의 각별한 관심과 올바른 대처가 중요하다.

◇성장기 아이 체중 늘면서 철 소요량도 증가… 철결핍성 빈혈 조심

우리 몸에 흐르는 혈액에는 적혈구가 존재한다. 적혈구 안에는 산소를 운반하는 헤모글로빈(혈색소)이 들어 있는데, 철분은 헤모글로빈의 중요한 구성 성분이다.

따라서 철분이 부족해지면 헤모글로빈과 적혈구 생산이 감소할 수밖에 없고, 몸 조직에서 필요로 하는 산소가 충분히 공급되지 못해 빈혈이 발생하게 된다.

성장기 아이에게는 이러한 철결핍성 빈혈이 나타나기 쉽다. 성장하는 동안 체중이 늘면서 몸은 점점 더 많은 철분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철 소요량이 느는 시기는 대개 출생 이후 2년과 청소년기 급성장 기간이다. 이 시기에 빈혈이 생기면 자녀의 신체 활동이 저하돼 성장ㆍ발달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보호자의 주의가 필요하다.

가장 흔한 증상은 얼굴이 창백해지는 증세다. 손바닥이나 안구가 하얘지기도 한다. 입술이나 입안에 염증이 생기는 등 구강염 증세를 보이는 경우도 있다.

체내 조직으로 운반되는 산소의 양이 줄면서 아이가 평소와 달리 쉽게 피로를 느끼고 자주 칭얼대기도 한다.

빈혈이 의심된다면 바로 철분제를 사서 먹이기보다 검사를 통해 원인을 파악하고 그에 따른 치료를 받아야 한다.

철결핍성 빈혈 외에도 감염, 만성 염증으로 인한 만성 질환 빈혈이나 만성 출혈에 의한 빈혈, 골수 안에서 줄기세포를 만들지 못해 적혈구가 줄면서 생기는 재생불량성빈혈도 있기 때문이다.

◇철분제와 식단 보충으로 치료··· 충분한 육류ㆍ어패류 섭취가 빈혈 예방

빈혈 여부는 혈액검사로 알 수 있다. 혈액검사에서 빈혈 소견이 나오면 원인을 찾기 위한 추가 검사가 진행된다.

미국소아과학회에서는 생후 1세경에 정기적인 빈혈 검사를 받을 것을 권장하고 있다. 검사 결과 철결핍성 빈혈이라면 경구 철분제 보충 요법과 식이 습관 교정으로 치료가 가능하다.

철분은 주로 단백질이 풍부한 식품에 많으므로 성장기에는 충분한 양의 육류와 어패류를 섭취해야 한다.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등의 육류와 생선, 조개, 새우 등에 포함된 동물성 철이 식물성 단백질 식품의 철보다 흡수가 잘 된다. 이 밖에 콩, 녹색 채소, 감자, 견과류 등에도 철분이 함유돼 있다.

시금치나 연근, 파슬리는 음식 자체의 철분뿐만 아니라 철분흡수를 돕는 비타민 C도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다.

어린 자녀의 경우 생후 6개월까지는 모유만으로 충분하지만 그 이후에는 적절하게 이유식을 섭취해야 빈혈을 예방할 수 있다.

생우유를 너무 많이 먹이면 다른 음식 섭취가 줄어들어 빈혈이 발생하기 쉬우므로 하루 500mL 이상은 먹이지 않는 것이 좋다.

다만 모든 빈혈이 철분과 식단 보충으로 치료되는 것은 아니므로 철결핍성 빈혈이 아닌 다른 원인에 의한 빈혈이라면 소아혈액 전문의의 진료가 필요하다.

[우리 아이 철결핍성 빈혈 예방하려면]

□생후 6개월 이후 아기는 충분한 이유식 섭취해 철분 공급하기

□고른 영양 섭취를 위해 생우유 과도하게 먹이지 않기

□충분한 육류와 어패류 섭취하기

□콩, 녹색 채소, 견과류도 고르게 먹기

서울아산병원 어린이병원 소아청소년종양혈액과 교수

서울아산병원 어린이병원 소아청소년종양혈액과 교수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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