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세 미만 여성 환자 ‘미만형’ 위암 90% 이상
여성 위암 환자는 발견이 어려운 '미만형 위암' 비율이 남성보다 높고 3기 이상에서 남성보다 예후가 나쁜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 위암 환자가 남성보다 심·뇌혈관 합병증에 의한 사망 위험도 높았다.
김나영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팀이 위암 판정 및 수술을 받은 환자 2,983명의 기록을 분석해 남녀에 따른 위암의 병태생리학적 특성과 예후를 비교한 결과다.
위암은 크게 ‘장형’과 ‘미만형’으로 구분할 수 있다. 위 내벽에 덩어리를 형성하는 일반적인 형태의 암이 장형, 위 점막 아래에서 넓게 퍼져나가는 암이 미만형이다. 미만형은 내시경 검사로는 진단하기 어려운 만큼 발견했을 때에는 중증에 이른 경우가 많아 장형에 비해 예후가 나쁜 편이다.
연구 결과, 여성의 경우 미만형 위암을 비롯한 위 체부암(體部癌) 비율이 유의미하게 높고, 남성에서는 장형 및 위 전정부암이 두드러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표본에서 위암 환자 수는 남성이 여성의 두 배에 이르지만, 여성의 미만형 위암 비율(50.5%)이 남성(25.9%)을 크게 상회하며 총 미만형 위암 환자 수에서는 남녀가 대등한 수준이었다.
또한 40세 미만에서는 남녀 모두 미만형 위암 비율이 장형보다 높았지만, 여성에서는 그 비율이 90% 이상일 정도였다.
이러한 양상은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장형 비중이 늘어나며 달라졌다. 남성은 미만형 비율이 빠르게 줄어들어 50세 이후부터 장형이 다수를 차지하는 반면, 여성은 60세가 넘어야 장형 비율이 미만형을 넘어섰다.
연구팀은 이밖에 조기 암에서는 큰 차이가 없었던 남녀 생존율이 3기 이상 진행성 위암부터는 차이가 커지면서 여성 환자의 예후가 더 나빠졌고, 남성 위암 환자에게서 사망 원인이 다른 장기 암이나 호흡기 계통 합병증이 눈에 띈 반면 여성에게서는 심ㆍ뇌혈관 질환 합병증으로 인한 사망이 더 많았다는 점 등을 밝혔다.
이번 연구는 대규모 장기간 데이터를 분석해 남녀 위암 차이를 규명했다는 점에서 학술적 의미가 크며, 앞으로 성호르몬 등이 이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 구체적인 메커니즘을 밝히는 연구에 중요한 기반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나영 교수는 “연구를 통해 위암 위치나 조직형 사이의 관계, 예후는 물론 수술 치료 후 합병증 등 거의 모든 면에서 남녀 및 연령에 따른 차이가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후속 연구를 바탕으로 이런 차이가 어디에서 생기는지 밝힌다면 향후 임상 현장에서 성별에 따른 신체 특성을 고려한 정밀 의료를 구현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 소화기학 저널(World Journal of Gastroenterology)’ 최신호에 온라인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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