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인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1일 “미디어법 개정을 통해 종합편성 채널을 (현행 4개에서) 2개로 줄이는 것을 시도할 수 있다”고 밝혔다. 언론 환경이 보수 편향이어서 대선에서 패배했다는 민주당 시각이 드러난다. 언론을 손보겠다는 것은 국민의힘도 마찬가지다. 언론의 권력 감시 역할을 정치적 편향으로 몰아 언론을 장악하려는 여야에 우려를 표한다. 민주주의를 망치고 전제주의로 가는 길이다.
전날 윤호중 민주당 비대위원장은 새 정부가 들어서기 전 해결해야 할 개혁 과제 중 하나로 언론개혁을 꼽았다. 본회의까지 올랐다가 통과되지 않은 언론중재법 등 국회 미디어특위의 과제가 남아 있다. 그러나 언론중재법도 언론 자유를 위축시킬 것이라는 반발에 부딪혀 논의가 길어졌던 것인데 종편 폐지까지 추진한다면 언론개혁 아닌 언론장악이라는 비난만 거세질 것이다. 언론 보도의 피해를 구제하는 입법과는 무관한 것이다.
국민의힘 역시 언론관에선 다를 바가 없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선거기간 중 “왜곡된 기사 하나로 언론사를 파산하게 할 강력한 (사법처리) 시스템이 자리 잡아야 한다” “민주당 정권이 강성노조를 앞세워 갖은 못된 짓을 다 하는데, 그 첨병 중 첨병이 언론노조다. 뜯어고쳐야 한다”고 발언해 주위를 경악하게 했고 언론단체의 해명과 사과 요구를 받았다. 허위보도 피해를 막기 위한 자율규제 등 자신이 내건 공약과는 상충되는 발언이다.
정치권이 언론의 편향을 문제 삼는다면 언론의 독립성을 보장하는 제도 개선부터 해야 한다. 공영방송이 정권의 입김에 시달리는 현실을 바꾸려면 지배구조 개선 입법이 필요하다는 사실엔 누구나 동의하는데도 어느 당이든 야당일 때만 주장하고 여당이 되면 모르쇠다. 국민의힘은 이 공약을 내걸었지만 구체적인 내용이 없고 민주당은 여태 무시하다가 이제야 추진하겠다고 한다. 누가 정권을 잡든 언론이 흔들리지 않는 환경을 만들어 놓는 것이 언론개혁의 첫걸음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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