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1일 재계를 대표하는 경제 6개 단체장들과 도시락 오찬 간담회를 가졌다. 통상 당선인들의 경제계 첫 상견례가 누구냐는 새 정부 경제방향의 메시지로 통한다. 그런 점에서 대기업은 물론 중소ㆍ중견기업 대표가 포함된 이번 6개 단체장들과의 만남은 전례가 없다. 인수위원회는 정부 주도에서 민간 주도로 경제 패러다임의 전환을 위한 첫걸음이란 의미를 부여했다.
윤 당선인의 발언도 그 연장선에 있다. 그는 먼저 “기업이 자유롭게 판단하고 투자하고 성장하는 데 방해가 되는 요소가 있다면 그것을 제거하는 게 정부가 할 일”이라고 말했다. 경제계가 민간 주도의 조건으로 요구한 규제 철폐를 약속해 친시장 메시지를 전한 것이다. 윤 당선인은 “정부는 인프라를 만들고 뒤에서 도울 테니 기업이 앞장서 일자리를 만들고 투자해 달라”며 자유시장 경제도 확인했다.
정부의 과도하고 낡은 규제가 기업의 역동성을 저하시키고 정경유착이란 부패구조를 초래한 원인이란 점에서 그 철폐와 축소는 긴요한 문제다. 다만 우리 경제는 불평등과 불공정이 커지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고, 팬데믹을 거치며 작은 정부의 한계가 드러난 것도 사실이다. 지난 정부의 땜질 처방이 반복되어선 안 되겠지만 새 정부와 경제계가 다양한 고민을 함께하는 정책과 경영 역시 절실하다.
그런 점에서 경제단체장들이 복합위기에 대응할 민관협동을 건의한 것은 시의 적절하다. 지금 국내외 경제환경은 코로나19, 우크라이나 사태로 글로벌 공급망 불안이 커지는 등 녹록지 않다. 기업과 정부가 따로 없는 경제안보 시대에 정부와 경제주체들이 하나 되어 위기에 대응할 시스템이 절실하다. 이를 위해서라도 윤 당선인은 노동계와 늦지 않게 만나 노동시간 유연화 공약 등에 대해 논의하기 바란다.
이번 간담회가 국정농단 사태의 한 축인 전경련을 통해 공지돼 잡음이 인 것은 오점이다. 아무리 실무적 편의성을 위한 것이라 해도 경제계 현실을 무시하고 협조가 잘 될 것으로 기대한다면 안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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