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택서 지병으로 23일 눈감아... 향년 83세
"남은 전 재산, 고향인 전남 해남고에 기부 뜻 남겨"
노래 '아빠의 청춘'으로 유명한 원로가수 오기택이 23일 자택에서 지병으로 별세했다. 향년 83세.
오기택은 1960년대 산업의 중심지인 영등포에서 살아가던 서민의 애환과 사랑을 담은 노래 '영등포의 밤'(1963)을 불러 이름을 알렸다. 이 노래는 3년 뒤인 1966년 남궁원·엄앵란이 주연한 같은 제목의 영화에 주제가로 쓰였고, 오기택이 특별 출연해 화제를 모았다. 2010년엔 곡의 배경인 서울 영등포구에 이 노래를 기리는 노래비가 세워졌다.
오기택은 그윽하면서도 중후한 저음의 목소리로 히트곡도 꾸준히 냈다. '고향 무정'을 비롯해 '남산 블루스', '충청도 아줌마', '비 내리는 판문점' 등이 그의 대표곡이다. 그의 고향인 해남에선 2007년부터 '오기택 가요제'가 매해 열리고 있다. 2018년엔 '오기택 노래비'도 세워졌다.
오기택은 1979년 한국연예협회(현 한국연예예술인총연합회) 가수분과위원장을 맡아 가수들의 친목과 권익을 위해 힘썼다.
그는 '만능 스포츠맨'이기도 했다. 1981년부터 3년 동안 전국체전 전남 대표 골프선수로 활동, 단체 금메달과 개인 1위 등 3관왕에 오르기도 했다.
박성서 음악평론가는 "오기택은 '해남 땅끝마을 내 고향'을 작사했을 만큼 고향을 사랑했다"며 "평생 미혼으로 지낸 고인은 생전에 남긴 전 재산을 고향 후배들을 위해 전남 해남고에 장학금으로 기부하겠다는 뜻을 남겼다"고 말했다.
빈소는 26일쯤 서울 영등포구 한강성심병원에 마련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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