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자 증가 본격화 ... 1000명대 예상까지
외국서 남은 치료제 빌려 쓰고 되갚는 방식
지난해 백신 이어 먹는 치료제까지 스와핑
국제적 수요 한창 커서 현실화 여부는 의문
코로나19 사망자 수가 500명에 육박했다. 1,000명까지 치솟을 거란 전망도 나온다.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팍스로비드에 이어 ‘라게브리오’가 26일부터 국내에 공급되지만, 사망 증가세에 제동을 걸 수 있을지 확신하기 어렵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내부에선 급기야 먹는 치료제 ‘스와핑(맞교환)’ 얘기까지 나온다. 지난해 '백신 스와핑'에 이어 이번엔 '치료제 스와핑'이다.
먹는 치료제, 백신처럼 맞교환 가능할까
24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일부 인수위 위원들 사이에선 먹는 치료제를 외국과 맞교환하는 스와핑 방식이 거론되고 있다. “우리보다 먼저 오미크론 대유행을 겪은 독일, 프랑스, 영국 등에서 남아 있는 먹는 치료제를 빌려 오자”는 것이다. 그런 다음 유행이 감소세로 전환하고 확진자가 크게 줄면 우리가 구매 계약한 치료제 물량을 이들 나라에 되돌려주는 식이다. 이미 경험도 있다. 지난해 코로나19 백신 확보가 늦어 국내에 물량이 부족할 때 방역당국은 이스라엘, 루마니아와 백신 교환 협약을 맺었다.
하지만 백신과 치료제는 상황이 다르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 백신 스와핑의 경우 코로나19 예방접종을 서둘러 끝낸 국가들이 있어 백신 여유 물량이 어느 정도 있었다. 지금은 대다수 나라에서 오미크론 변이가 여전히 강력하다. 다른 나라들도 치료제가 당분간 계속 필요하다는 얘기다. 인수위 내부에서도 “모든 국가들이 치료제를 적극적으로 쓰고 있어서 스와핑 성사가 쉽지는 않을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이러다 하루 사망 1000명 될라
치료제 맞교환 얘기까지 나온 것은 사망자 증가 영향이 크다. 24일 0시 기준 하루 신규 코로나19 사망자는 470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이제 사망자가 본격 증가하는 시점이 됐다고 판단하고 있다. 통상 확진자가 증가한 2, 3주 뒤에 위중증과 사망 증가 추이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지금 추세대로라면 4월 초까지 거의 매일 500명 이상 사망하는 상황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많게는 하루 사망자가 1,000명 가까이 나올 수 있다는 비관적 전망도 있다.
사망자 증가의 주요 원인으로 전문가들은 고위험군이 감염돼 위중증으로 진행되는 걸 조기에 차단하지 못했다는 점을 꼽는다. 증상 발현 후 5일 이내에 복용하면 중증 위험을 낮춰주는 먹는 치료제 ‘팍스로비드’를 제때 충분히 활용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방역당국이 전날 또 다른 먹는 치료제 ‘라게브리오’를 승인했지만, 이미 사망자 규모가 크게 불어난 데다 약효도 낮아 얼마나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진 불확실하다.
특위, 백신 피해보상 재검토 첫발
인수위는 이날 오후 코로나19비상대응특별위원회(이하 코로나특위)를 열었지만, 먹는 치료제 스와핑을 공식 논의하진 않았다. 국가간의 문제인 만큼 외교적 협조가 선행돼야 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단 팍스로비드와 라게브리오 공급 상황은 이미 파악했다. 코로나특위의 한 위원은 “라게브리오는 국내에 오래전에 들어와 있었다”며 “진작 승인했으면 더 많은 환자를 살릴 수 있었을 것”이라고 답답해했다.
최근 국제의약품특허풀(MPP)이 팍스로비드 복제약을 생산할 기업으로 선정한 국내 제약사들을 통해 공급을 늘리는 방안도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그런데 MPP는 중·저소득 국가로 공급하는 게 목적인 만큼 국내 공급이 실현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한편 코로나특위는 이날 ‘코로나19 백신 안전성위원회’가 이상반응 피해를 분석한 연구 결과도 공유받았다. 인과성 인정도 못 받고 피해 원인도 입증되지 않은 사례에 대해 의료비 지원만이 아닌 정식 보상이 가능할지를 판단하겠다는 목적이다. 코로나특위는 앞으로 매주 월, 수, 목요일 회의를 열어 새 정부의 방역 정책을 논의해 나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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