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가 열람 시작 첫날부터 '멘붕'
송도, 평택 등 평균보다 높은 상승률
올해는 보유세 동결, 내년엔 또 폭탄 우려
"이의 신청하자" 반발 쇄도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폭등한 인천, 경기 지역 아파트 주민들이 '멘붕'에 빠졌다. 지역 평균 상승률을 훌쩍 넘어 무려 50% 이상 뛴 단지가 속출했기 때문이다. 인천, 경기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기대감과 탈서울 내 집 마련 수요 등으로 아파트값이 많이 오르긴 했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하락세가 이어졌다. 이에 급등한 공시가격을 납득하지 못하는 주민들의 이의신청도 폭발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국토교통부는 24일 0시부터 '부동산 공시가격 알리미'를 통해 전국 공동주택 1,450만 가구의 공시가격을 공개했다. 열람이 시작되자 올해 전국에서 가장 가파른 상승(29.3%)이 예고된 인천의 일부 아파트 단지들이 술렁였다. 예상보다 훨씬 많이 오른 공시가격이 찍혔기 때문이다. 특히 GTX-B 정차역인 연수구 송도동 단지들 공시가격은 50% 넘게 상승했다.
송도 더샵퍼스트파크 전용면적 84㎡는 지난해 5억6,500만 원에서 올해 8억6,000만 원으로 3억 원 가까이 뛰었다. 상승률은 52.2%다. 송도 더샵파크애비뉴 전용 84㎡도 6억100만 원에서 9억5,500만 원(58.9%), 송도 더샵그린애비뉴7단지 전용 101㎡는 4억4,200만 원에서 6억7,100만 원(51.8%)으로 올랐다.
GTX는 경기 지역에서도 개발 기대감만으로 평균 상승률(23.2%)보다 두 배 이상 높게 공시가격을 끌어올렸다. 수원역에서 끝나는 GTX-C 연장을 추진 중인 평택시의 지제역 인근 힐스테이트평택2차 전용 84㎡는 지난해 2억4,600만 원이었지만 올해 3억8,600만 원(56.9%)으로 상승했다.
같은 노선의 오산시 대우아파트 전용 60㎡ 공시가격도 1억2,500만 원에서 2억1,100만 원으로 올라 68.8%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월곶~판교선, 신안산선 등의 영향권인 시흥시 월곶2차 풍림아이원 전용 84㎡도 2억300만 원에서 3억5,000만 원으로 72.4% 폭등했다.
정부는 전날 올해 공시가격이 전국 평균 17.2% 오르고, 1가구 1주택자에 한해 올해 보유세를 작년 공시가격으로 적용해 동결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한시적인 조치에 불과해 내년에는 실수요자의 세부담이 다시 커질 수도 있다. 차기 정부가 향후 공시가 현실화율을 조정할 여지도 있지만 기확정된 올해분 공시가격을 다시 끌어내릴 가능성은 크지 않다.
이 때문에 부동산 업계에서는 공시가격이 폭등한 인천, 경기 지역에서 이의신청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한다. 전국 평균 19.05% 올랐던 지난해에는 조정 요구가 4만9,601건 쏟아졌지만 의견수용률은 5%에 그쳤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위원은 "공시가격이 많이 뛴 인천이나 경기 지역은 지난해 수급에 의한 가격 변동이라기보다는 단순 개발 호재만으로 오른 지역들이 꽤 있다"며 "이런 지역들은 최근에 가격이 하락하는 단지들도 생기고 있어 조정을 요청하거나 반발하는 사례들이 꽤 나올 것 같다"고 말했다.
부동산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공시가격에 충격을 금치 못하면서 "이의신청을 하자"는 글들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다만 낮은 의견수용률을 경험한 이들은 "매년 해도 소용없더라" "작년에 담당자랑 통화했는데 실거래가를 현실화해서 어쩔 수 없다고 하더라" 등 자포자기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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