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북한 ICBM 발사 관련 유엔 안보리 소집 요구
안보리 상임이사국 거부권 행사 없어야
美와 관계 틀어진 중ㆍ러 반대 가능성
앞선 북 IRBM 발사 때 공동성명도 무산
미국이 24일(현지시간) 북한의 장거리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와 관련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소집을 요구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안보 이슈가 국제사회의 긴박한 현안으로 등장한 가운데 북한 변수마저 돌출하자 당장 유엔 안보리 대북결의안 채택 여부에 이목이 쏠린다. 유엔 안보리는 지난 2017년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5형’을 발사하자 즉각 대북제재 결의안을 채택했다. 하지만 상임이사국인 미국과 중국ㆍ러시아의 관계가 당시와는 많이 달라져 결의안 채택이 무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이번 발사는 유엔 안보리 결의를 뻔뻔하게 위반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북한의 행동은 2018년 국제사회를 향한 모라토리엄(핵실험 및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 중지) 약속을 스스로 깬 것으로 규정되기 때문이다.
'화성-15형' 발사로 2017년 12월 당시 채택된 유엔 안보리 2397호 결의에는 북한이 ICBM을 쏘면 이른바 '트리거'(trigger·방아쇠) 조항에 따라 안보리는 대북 유류 공급 제재를 강화해야 한다. 하지만 이 추가 제재는 안보리 회의에서 관련 내용을 담은 결의안이 통과돼야 기존 제재에 더해 실행될 수 있다. 기존 제재는 정유제품의 연간 공급량 상한선 50만 배럴, 원유의 연간 공급량 상한선 400만 배럴 등의 조건을 말한다.
결의안 채택을 위해선 15개 안보리 이사국 가운데 9개국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무엇보다 5개 상임이사국(미국 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아야 가능하다.
문제는 미국과 중국ㆍ러시아의 관계가 이전과 달리 틀어졌다는 것이다. 미국은 그동안 중국과 세계 패권경쟁을 벌이며 사사건건 대립을 강화해왔다. 러시아도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방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때문에 중국과 러시아가 미국이 추진하는 추가 제재 결의안 채택을 거부할 수 있다. 이런 상황을 북한이 교묘하게 이용해 ICBM 발사를 실행했을 가능성이 큰 셈이다.
앞서 미국은 최근 잇따른 북한의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등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유엔 안보리에 긴급회의를 요청, 지난 7일 회의가 열렸지만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로 제재안 결의는 물론 안보리 공동성명 채택도 무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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