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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민 "尹, 훈령 개정해 법무장관 수사지휘권 제한? 헌법 원칙 훼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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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민 "尹, 훈령 개정해 법무장관 수사지휘권 제한? 헌법 원칙 훼손"

입력
2022.03.25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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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
'업무 보고 연기'는 인수위의 법무부 길들이기
검찰 수사·기소권 분리해도 윤석열 정부 기관이 담당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법사위 간사가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있다. 뉴스1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법사위 간사가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있다. 뉴스1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이 법무장관 수사지휘권 폐지 공약 관련 "훈령을 개정해서라도 폐지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것을 두고 더불어민주당이 적극 반박에 나섰다. 하위법인 훈령이 상위법인 법률을 제한해 헌법 원칙을 훼손한다는 지적이다. 검찰의 직접수사 확대, 독자적 예산편성권 등 윤 당선인의 다른 검찰 공약 역시 법률 개정이 필요한 만큼 여소야대 상황에서 달성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수사지휘권이란 법무부 장관이 특정 사건에 대해 검찰 수사를 지휘 또는 중단시킬 수 있는 권한을 가리킨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5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법무부 업무보고를 전격 연기한 것에 대해 "법무부 쪽을 길들이려고 하는 것 아닌가 한다"라며 이렇게 말했다. 인수위는 전날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수사지휘권 폐지 공약에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밝힌 것을 두고 "숙려 시간이 필요하다"며 법무부 업무보고를 거부, 다음 주로 유예했다.

박 의원은 먼저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 폐지 등은 법을 개정해야 될 문제"라며 "그러려면 국회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데, 의석 비율이 녹록지 않은 상황"이라고 짚었다. 이어 "훈령을 바꾸는 방법이 벌써부터 거론되는데 그런 작업을 하는 데가 법무부"라며 "법무부에 있는 여러 실무자들에게 우리가 이만큼 이 문제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이렇게 하고 싶다는 걸 강력하게 보여줄 필요가 있었을 것"이라고 인수위 반응을 분석했다.

그러나 이런 방식은 헌법 원칙을 훼손하는 것이라고도 지적했다. 그는 "법무부 장관이 수사지휘권을 행사하되, 훈령에다 '할 때는 ABCDEFG의 요건을 갖춰야 된다' 고 정해놓으면 사실상 수사지휘권 행사가 어렵게 되는 것 아닌가 이렇게 전망과 계획을 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 "훈령을 통해서 오히려 법률상 제도를 무력화시키는, 법률 위임의 원칙이라는 헌법상 큰 원칙을 훼손시킬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경고했다.


"새 정부 출범 전 검찰개혁 입법 추진"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무사법행정분과가 오늘 예정됐던 법무부 업무보고를 유예한다고 밝힌 24일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정부과천청사 법무부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무사법행정분과가 오늘 예정됐던 법무부 업무보고를 유예한다고 밝힌 24일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정부과천청사 법무부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당선인 검찰 공약 중) 훈령 개정을 통해서 할 수 있는 게 있냐'는 질문에 박 의원은 "제가 보기에는 대부분 법을 개정해야 되는 사안"이라고 못 박았다. 윤 당선인은 수사지휘권 폐지를 비롯, 검찰의 직접 수사 확대와 독자적 예산편성권한을 공약했다.

박 의원은 검찰개혁과 관련해 "최대한 빠른 시간 내 수사기소권 완전 분리 등을 선제적으로 개혁 입법하겠다는 분위기가 형성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날 박홍근 새 원내대표가 선출되면서 "4월 국회에서 검찰개혁을 강하게 추진할 것"이라고 밝힌 데 대해 "(당내) 많은 공감대가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이런 입장에 대해) 국민의힘 쪽에서는 자기네들(민주당)이 범죄를 은폐하려는 것 아니냐, 이런 얘기를 한다. 수사지휘권을 저희가 존속시킨다고 해도 윤석열 당선인이 임명한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을 존속시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한다고 해도 '윤석열 정부'의 어떤 기관이 수사하고 어떤 기관이 기소한다"는 말이다.

박 의원은 "이제는 더 이상 저희 영역이 아니고 윤석열 당선인 쪽에서 돌아가는 것"이라며 "오히려 홀가분하게 (검찰 수사기소권 분리를 논의) 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박범계 법무부장관은 출근길에 만난 기자들에게 "저야 이제 갈 사람"이라며 "(법무부의)업무보고가 될 수 있도록 (인수위가) 조치해주시면 좋겠다"고 한발 물러섰다. 박 장관은 "인수위 보고 자료가 수십 페이지에 이르고, 새 정부에 도움될 좋은 내용이 많다"며 "법무부에 검찰국만 있는 게 아니고, 검찰국 업무 중에서도 수사 지휘나 수사권 조정 문제만 있는 것도 아니다. 하나를 가지고 나머지 99개를 배척한다면 안타까운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의견을 달리하더라도 들어보시고 거기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면 지적해주시고, 거꾸로 법무부에 공직자들이 하루 이틀 근무한 분들이 아니니까 그분들 의견도 경청해주시고 해서 다음 주엔 업무보고 될 수 있도록 조치해주시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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