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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증하는 심부전 환자 위한 '다학제 진료’ 시급

입력
2022.03.28 17:20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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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석민 대한심부전학회 회장(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교수)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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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부전은 심장 펌프 기능이 약해져 혈액이 온몸에 제대로 전달되지 않아 발생하는 질환이다. 유병률이 2.24%에 달하고 고령 환자가 크게 늘고 있다(2018년 기준ㆍ대한심부전학회). 게다가 고령 환자는 당뇨병ㆍ고혈압ㆍ이상지질혈증ㆍ부정맥ㆍ만성콩팥병ㆍ암ㆍ뇌졸중ㆍ치매ㆍ관절염 등 다양한 동반 질환을 앓는다.

따라서 만성 심부전 치료는 그리 녹록지 않다. 여러 약을 복용하기에 부작용이 발생할 위험이 높다. 심부전 환자는 반복적으로 증세가 악화돼 심장 기능이 나빠지면서 자주 입원하게 돼 삶의 질도 떨어진다. 심부전 진단 후 5년 이내 40~50%가 사망하기에 암(폐암 제외)보다 예후가 더 나쁘다.

그러나 심부전 원인 질환에 따라 예후가 달라질 수 있다. 대부분의 환자는 심장 기능이 계속 나빠져 호흡곤란ㆍ부종ㆍ부정맥(不整脈)ㆍ실신 등으로 입원하는 일이 잦다. 이를 예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래야 심부전 환자가 입원하거나 응급실로 가는 횟수가 줄어들어 삶의 질은 높아지고, 의료비 부담도 줄어든다.

특히 고령 심부전 환자는 각종 동반 질환 치료뿐만 아니라 건강 상태를 종합 평가받아 세심한 진료가 필요하다. 즉, 심부전 전문의와 전문간호사에게서 질환 교육과 함께 영양사ㆍ물리치료사에게도 생활 습관과 식습관 개선, 운동 교육도 받아야 한다. 고혈압ㆍ이상지질혈증ㆍ당뇨병 등 심부전 위험 인자를 조절하고, 금연ㆍ절주ㆍ저염식ㆍ스트레스 관리도 필요하다. 이 때문에 다학제 진료가 필요하다.

환자 분류 체계는 전문진료질병군(A군), 일반진료질병군(B군), 단순진료질병군(C군)으로 나뉘어져 있다. 이러한 구분은 4년마다 심사되는 상급종합병원(3차 병원) 선정의 가장 중요한 기준의 하나다.

심부전은 현재 B군에 속해 있는데 환자의 임상 경과ㆍ예후를 고려할 때 A군으로 상향 조정할 필요가 있다. 고령 심부전 환자가 반복적으로 입원하거나 다양한 동반 질환이 발생해 건강보험 재정에 부담을 주기 때문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심부전 환자의 의료비 부담이 지난 10년 새 3.1배나 늘었다. 미국의 경우 다학제 진료 체계가 잘 확립돼 있어 중증 심부전 치료 성적이 좋은 병원에는 정부가 재정 지원을 하고 있다. 초고령 사회로 접어든 우리나라도 늘고 있는 심부전 환자 치료를 위한 정부 차원의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이를 통해 환자 의료비 감소와 건강보험 재정 절감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다. 현 건강보험 체계로는 몇 분간의 외래 진료로는 동반 질환이 많은 심부전 환자 상태를 종합적으로 판단하고 치료 계획을 세우기에는 너무나 부족하다.

대한심부전학회는 심부전 치료를 위한 5가지 핵심 의제를 제시하고 있다. ①대국민 심부전 질환 인지도 제고를 위한 홍보 강화 ②대정부 심부전 질환의 중증 질병(전문진료질병군) 코드 등록 추진 ③심부전 질환의 다학제 중개 연구 활성화 ④희소 난치성 심부전 유전자 질환 연구 활성화 ⑤최신 심부전 치료제 적응증ㆍ급여화 추진 및 신의료 기술 도입 활성화 등이다.

이제 의사 개인 능력으로 환자를 치료하는 시대는 지나고 있다. 체계적이고 통합적인 협력 진료 시스템을 통해 환자를 만족시키면서 사망률까지 낮출 수 있는 의료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대표적인 만성질환인 심부전 환자 대책 마련에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강석민 대한심부전학회 회장(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교수)

강석민 대한심부전학회 회장(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교수)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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