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할 지자체에 "가장 강력한 처분 해달라"
재발 방지 위한 3개 분야 19개 과제 마련
근로자 여섯 명의 목숨을 앗아간 광주 서구 화정동 아파트 붕괴사고 재발을 막기 위해 정부가 최대 1회 사고만으로 바로 등록말소 처분을 내릴 수 있는 '원·투 스트라이크 아웃제'를 도입한다. 심각한 인명피해가 발생한 부실시공 사고는 처분 권한을 국토교통부로 환원하고 손해배상책임도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28일 국토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아파트 붕괴사고 재발 방지를 위한 부실시공 근절 방안'을 발표했다. 지난 14일 건설사고조사위원회가 광주 사고를 '인재'로 규명하고 사고 원인을 설계부터 시공 전 과정에 걸친 총체적 부실로 공식 발표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현산과 하도급사에 '등록말소 또는 영업정지 1년' 처분 요청
우선 정부는 시공 책임이 있는 원도급사 HDC현대산업개발과 하도급사 가현건설산업에 관계법상 가장 엄중한 처분을 내려줄 것을 관할관청인 서울시(원도급사)와 광주 서구청(하도급사)에 각각 요청했다. 현행 건설산업기본법 제83조 제10호는 '고의나 과실로 부실하게 시공해 시설물 구조상 주요 부분에 중대한 손괴를 일으켜 공중의 위험을 발생하게 한 경우' 등록말소 또는 영업정지 1년을 부과토록 규정하고 있다. 감리사인 건축사사무소광장에는 건설기술진흥법 제31조 제1항 제8호에 따라 영업정지 1년 처분이 내려지도록 경기도청에 요청했다.
국토부는 "시공사와 감리자에 대해서는 건설기술진흥법·건축법 등에 따른 형사처벌(무기 또는 3년 이상 징역)이 이뤄질 수 있도록 관계기관과 협의해 경찰에 고발조치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부실시공 엄정 대응 위해 처분 수준도 대폭 강화
정부는 이번 사고에 대한 처분 외에도 사조위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재발 방지를 위해 △부실시공 무관용 원칙 대응 △시공 품질 관리 강화 △감리 내실화 등 3개 분야 19개 과제를 마련했다.
구체적으로 사망자나 부상자가 각각 3명, 10명 이상 발생했거나 건축물이 붕괴 또는 전도돼 재시공이 필요한 경우, 처분 권한을 지방자치단체에서 국토부로 환원해 직권 처분하기로 했다. 현재 지자체는 형사판결 결과를 바탕으로 위법성을 최종 판단하는 경향이 있어 처분까지 장시간이 소요되는 한계를 개선하기 위해서다.
불법하도급과 관계없이 부실시공 사망사고 발생 등에 대해서는 '원·투 스트라이크 아웃제'를 도입한다. 시설물 중대 손괴로 일반인 3명 또는 근로자 5명 이상 사망 시에는 바로 등록말소하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을, 5년간 부실시공 2회 적발 시 등록말소하는 투스트라이크 아웃을 적용할 방침이다. 이 같은 제도 개선을 위한 건산법 개정안은 현재 국회 상임위에 계류 중이다.
아울러 부실시공으로 인한 사망사고 발생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은 최대 3배 이내로 확대하기로 했다. 부실시공으로 영업정지 처분 시 공공택지 공급 및 주택도시기금 지원 등에 엄격한 페널티를 부여하고, 공공 공사의 하도급 참여를 영업정지 기간 및 이후 최대 2년간 막는 등 공적 기회도 제한한다.
또 부실시공 예방을 위해 현재 공공 공사에만 명시적으로 규정 중인 표준시방서를 민간 공사까지 확대하고 시공사가 설계 변경, 가시설 해체 등 주요 과정을 기록해 감리에게 의무 제출토록 하는 등 시공 품질 관리도 강화한다. 레미콘 현장 반입 시 현장과 동일 조건에서 양생한 공시체로 추가 시험을 실시하고, 인허가 기관이 공사기간 및 공사비용 적정성을 검토토록 할 방침이다.
감리 내실화를 위해서는 민간 주택공사에서 인허가 관청에 부실 감리 시 감리비 지급을 보류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고, 감리자의 고의나 과실이 없는 경우 공사중지권 행사로 인한 발주자·시공사 손해에 대한 면책을 적용키로 했다.
국토부는 법률 개정안을 다음 달까지 모두 발의하고 연내 개정이 완료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한편, 법 개정 절차가 필요하지 않은 대책은 상반기 중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중대 부실시공 사고에 대한 국토부 직권 처분을 담은 건설산업기본법 시행령 개정안은 오는 29일 바로 입법예고를 시작한다.
권혁진 국토부 건설정책국장은 "다시는 건설 현장에서 무고한 시민과 근로자들이 안타깝게 희생되지 않도록 하고 국민들도 건설 현장에 대해 더는 불안감을 느끼지 않도록 안전 강화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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