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장연 시위 동행한 김예지 의원 안내견 '조이'
김의원 무릎 꿇고 사과하자 바닥에 엎드려
취재 열기·잇단 환승에도 지친 기색 없이 안내
28일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의 안내견 '조이'에게 이날 출근길은 특별했다. 시각장애인인 김 의원이 국회로 출근하는 길에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의 '25차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 시위에 들렀기 때문이다.
조이는 2018년부터 김 의원과 함께해 온 안내견으로 지하철 안내도 능하다. 김 의원에 따르면 2020년 국회에 입성하기 전에는 일주일에 서너 차례씩 조이와 함께 지하철을 이용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날 조이가 맞닥뜨린 지하철역 분위기는 생소했다. 김 의원과 함께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사에 들어선 조이 앞에는 약 50명 정도 되는 취재진이 늘어서 있었다. 활동가들을 비롯한 수십 명의 집회 참가자와 지하철 보안관, 출근길 인파까지, 지하철 승강장은 그야말로 북새통이었다. 여기에 확성기가 등장하고 번쩍번쩍 플래쉬도 터졌지만 조이는 놀란 기색을 전혀 보이지 않았다.
돌발상황도 있었다. 시위 도중 발언에 나선 김 의원이 갑자기 지하철 바닥에 무릎을 꿇은 것이다. 김 의원은 장애인 당사자로서 출근길 불편을 겪는 시민들에게, 정치인으로서는 장애인 당사자들에게 사과했다. 그는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서, 큰 사고가 있어야 정치권이 관심 가져주는 것에 책임을 통감하고 사과드린다"며 "헤아리지 못했고 공감하지 못해서, 적절한 단어 사용으로 소통하지 못해서 죄송하다"라고 말했다.
북새통에도 꿈쩍 않던 조이는 주인이 여러 사람 앞에 무릎을 꿇자 주인을 향해 머리를 살짝 들이밀었다. 마치 왜 그러냐는 듯. 김 의원이 괜찮다며 조이의 머리를 한번 쓰다듬은 뒤 발언을 이어가는 동안 조이는 무릎을 꿇은 주인처럼 자신의 배도 바닥에 깔고 납작 엎드렸다.
발언을 마친 김 의원과 함께 이동하는 중에 객차 안이 발디딜 틈 없이 붐비자 조이도 조금은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사람들과 부딪힐 때마다 몸을 한번씩 털기도 했는데, 이 행동은 열차 안과 밖에서도 계속 됐다. 김 의원은 "조이가 몸을 터는 행동은 기분을 전환하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이날 조이는 김 의원과 함께 두 번 환승한 뒤 여의도 국회의사당으로 향했다. 비서진들이 지도앱으로 길을 찾으면 조이는 계단과 오르막길 등을 알려주며 국회의사당으로 김 의원을 이끌었다.
김 의원은 이날 전장연 측의 입장을 대통령 인수위원회 측에 전달할 것을 약속했다. "장애인 권리 보장을 위한 모든 예산들이 여러분들이 바라는 대로 백퍼센트 반영되기까지는 여러가지 노력이 필요하겠지만 최선을 다해 그것을 알리고 설득하고자 노력하겠습니다." 김 의원의 약속은 조이의 불편하지만 특별했던 출근길이 결실을 맺는 지름길이기도 하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