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지방선거 앞두고 자성 목소리
국민의힘이 지난 대선에서 시도한 '젠더 갈라치기'에 더불어민주당이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못했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왔다. 이른바 남성들의 표를 잃을까 두려워 '여성 혐오를 조장하는 정치를 하지 말라'는 입장을 단호히 취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민주당 전국여성위원회는 28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제20대 대선의 의미와 6∙1 지방선거의 과제'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젠더 이슈에 대한 거대 양당의 접근법을 되돌아보며, 이를 통해 민주당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하고자 마련한 자리였다. 토론회에 참석한 유일한 남성 의원인 민형배 민주당 의원은 "선거 때 '여성의 지지가 없으면 진다'고 발을 동동 구르며 고민했던 기억에 더해, 제대로 된 정치를 염원하며 이 자리에 왔다"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국민의힘이 공정을 명분으로 여성 혐오를 부추겼다'고 입을 모았다. 정춘숙 민주당 여성위원장은 "'여성가족부 폐지'가 대선 공약이 되고, '젠더 갈라치기'가 전략이 됐다"며 "여성들은 '백래시(Backlash)'를 온몸으로 맞았다"고 말했다. 백래시는 진보적·개혁적 의제에 대한 사회적 저항·반발을 뜻한다. 김은주 한국여성정치연구소 소장은 "(국민의힘은) 규칙을 적용하는 것이 공정이고, 상식이라는 미명하에 사회구조적∙경제적 불평등을 은폐했다"고 비판했다.
나아가 민주당 의원들은 스스로를 반성했다. 정춘숙 위원장은 "우리 당은 어땠나. (국민의힘과) 큰 차이가 없는 듯하다. 선거운동 초기 젠더 이슈에서 '갈 지(之)' 자 행보를 보였다는 목소리가 많다"고 했고, 이수진(비례) 의원은 "국민의힘이 여가부 폐지를 들고 왔을 때 '여성을 혐오하지 말라'고 외쳤어야 하지 않나"라고 했다. 실점을 우려한 나머지 '국민의힘은 틀렸다'는 목소리를 내는 데 주저했다는 뜻이었다. 신경아 한림대 사회학과 교수는 "여성의 목소리를 반영하면 남성이 떠나간다는 건 불필요한 오해"라고 꼬집었다.
참석자들은 이러한 반성을 지방선거 밑거름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경숙 의원은 "지방선거에서 많은 여성 지도자를 배출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방안이 마련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권인숙 의원은 "여가부 폐지 이슈에 대한 현명한 대응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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