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 "선수가 룰 정한 공천 규정 철회해야" 이의제기
김 "이제 평당원...공천 과정서 대구 미래만 얘기할 것"
국민의힘 내 6‧1 지방선거 공천을 두고 대구시장 출마를 선언한 홍준표 의원, 김재원 최고위원 사이의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홍 의원은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최고위원은 즉각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내용의 공천 규정 의견서를 당에 제출했고, 김 위원은 "사퇴한다"며 대구시장 출마를 공식화했다.
홍 의원은 28일 당 최고위원회의와 공천관리위원회에 "특정 기간 일부만 대상으로 하는 페널티 부과는 부당하다"는 내용의 의견서를 제출,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 이를 공개했다.
그는 의견서에서 "21일 최고위원회의 의결 사항은 공정과 정의에 반하기에 전면 철회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 최고위가 의결한 규정에는 현역의원(10% 감점), 무소속 출마 경력자(15% 감점)에 대해 감점하는데, 홍 의원은 두 가지 다 해당된다. 규정이 발표된 직후부터 홍 의원은 대구시장 출마 뜻을 밝힌 김 최고위원이 이런 규정을 만드는 데 일조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홍 의원은 "무엇보다 심판이 선수로 뛰기 위해 전례에도 없는 규정을 정한 것은 부당하다"며 "이해당사자가 주도해서 표결에 참여한 것은 법률상 당연 원인무효 사유다. 이번 공천 규정 신설을 주도한 특정 최고위원은 아침에 본인의 출마를 선언하고 그 직후 최고위원회에 참석하여 자신에게 유리한 규정을 요구하여 관철시켰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무소속 출마자에 대한 페널티는 지난해 복당으로 '대사면'이 이뤄진 셈이라는 점에서 △현역 의원 출마자 페널티는 전례가 없고 우세가 확실한 지역에 적용할 이유가 없다는 점에서 이번 공청 규정은 "불순한 의도에서 나온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방선거 경선 핫플레이스 된 대구
홍 의원은 특히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최고위원은 즉각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요구했다. 다분히 김 최고위원을 겨냥한 압박이다. "이번 지방선거에 출마할 당협위원장은 4월1일 시한으로 일괄 사퇴하도록 하고 있다. 그럼에도 당무의 최고 권한을 가진 최고위원이 출마선언 후에도 그 직을 사퇴하지 않고 경선 규정에 개입하는 것은 협잡 정치이고 후안무치한 행위"라는 설명이다. 그는 "과거 당 대표나 최고위원 등 당의 지도자들은 당직을 사퇴한 후 선출직에 도전했고, 이것이 우리 당의 당연한 전통이자 책임정치의 자세였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 최고위원은 이날 대구시당에서 대구시장 출마를 공식 선언하고, 당직 사퇴 의사를 밝혔다. 김 최고위원은 "오로지 대구시민의 행복과 대구시의 발전을 위해 헌신하고 봉사하는 마음으로 대구시장에 출마하고자 한다"며 "국민의힘 최고위원직도 사퇴하겠다.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어 "당내 경선과정에서는 오로지 대구 발전만 말씀드리겠다"며 "누가 더 대구를 잘 알고 있는지, 대구 시민이 원하는 모든 것을 할 수 있는지를 보여드리겠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김 최고위원은 이날 아침 YTN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과 인터뷰에서 지방선거 공천 규정을 두고 홍 의원과 갈등을 빚은 것에 대해 "제가 정리해야 할 문제"라고 밝힌 바 있다. 출마선언 후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그는 이를 염두에 둔 듯, 공천 규정에 대해 "최고위원 사퇴서를 제출했으니 이제 당원으로 당의 결정에 따를 뿐"이라고 강조했다. 홍 의원에게 국회의원직 사퇴를 요구할 것인가를 묻는 질문에도 "그런 계획 전혀 없다. 당내 경선 과정에서도 대구시 발전에 대해서만 얘기할 것"이라고 답했다.
국민의힘 유력 주자들이 잇따라 대구시장 출마를 선언하면서 대구는 이번 지방선거 최대 격전지로 부상하고 있다. 김 최고위원과 이진숙 전 대전MBC 사장이 대구시장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가운데, 권영진 대구시장이 3선 도전을 공식화했고, 박근혜 전 대통령의 최측근인 유영하 변호사가 대구 수성구로 이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시장 출마설이 무르익고 있다. 홍준표 의원은 31일 공식 출마를 선언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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