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예지 국민의힘 의원
"장애인 이동권 투쟁 40년...기본권으로 접근해야"
"이준석은 장애인 활동의 역사 잘 모르는 것 같아"
"제 행보는 당대표에 반해서가 아니다."
28일 오전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의 이동권 보장 시위에 참가해 출근길 시민들에게 무릎 꿇고 사과했던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이 "(사과는) 독립적인 저의 행동"이라며 이준석 대표와의 선 긋기에 나섰다. 자신의 사과가 정치인 개인의 결단인 것처럼, 이 대표의 전장연 비판 역시 국민의힘 전체 입장이라기보다는 '개인 행보'라고 역설한 셈이다. 김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장애인 공약 1호가 이동권 확대"라고도 강조했다.
김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한판승부와의 인터뷰에서 오전 전장연 이동권 시위에서 '무릎 사과'를 한 데 대해 "두 가지 이유가 있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김 의원은 우선 "국회의원 이전에 장애인 당사자다. 자리에 함께할 수 없지만 당사자의 마음으로 공감했다. 선전전을 계속하는 걸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출근길 지연을 해결해 달라는 민원도 들었다. (전장연 시위로 인한) 불편함 또한 알고 있었다. ①장애인 권리 보장의 목소리에 대한 사과도 있지만, ②그로 인해 시민 여러분이 불편함을 겪는 것에 대해 정치권이 사과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정치로 인한 일에 누군가가 사과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는 설명이다.
전장연의 시위는 지난해 말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법(교통약자법)' 개정안 중 장애인 콜택시와 같은 특별교통수단과 관련 예산 지원 조항이 의무가 아닌 임의조항에 그치면서 시작됐다. 기획재정부 또한 개정안 관련 예산 확보에 대해 응답하지 않으면서 올해에만 출근길 시위가 이날까지 25번째 이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준석 대표가 연일 전장연 시위를 비판했고,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이 이 대표를 향해 공개 규탄 서명을 내는 등 비난 여론이 들끓고 있다. 김 의원은 전장연의 시위에 대해 "이동이 가능해야 교육이 가능하고, 교육이 가능해야 일자리를 가질 수 있다. 일자리를 가져야 국민으로서 떳떳하게 세금을 내고 의무를 다할 수 있다"면서 "국민으로서의 권리를 보장해 달라는 의미지 지하철을 타게 해달라, 버스를 타게 해달라는 게 아니다"고 설명했다.
"수십 년 투쟁에도 묻힌 장애인 이동권...'부적절한 말'로 알려져"
김 의원은 '당대표를 만나 상황을 설명해 줄 필요가 있지 않냐'는 진행자 권유에 "그분이 이런 내용을 몰라 그러고 계신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설명보다 본인이 자각하시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인 것 같다"고 질타했다. 이 대표가 전장연의 시위를 '오세훈 시장 집권 후 갈라치기를 위한 정파적 시위'로 규정한 데 대해서는 "장애인 활동에 대한 역사를 잘 모르시고 하시는 말씀"이라고 잘라 말했다. 장애인 이동권 시위는 1984년 김순석씨가 서울시장에게 거리의 턱을 없애 달라는 유서를 남기고 세상을 떠나면서 시작된 만큼 "40년의 역사"가 있다는 설명이다. 김 의원은 "누군가는 그 오랜 기간 목소리를 내도 (묻힌) 그런 논란인데, 어떤 단어의 부적절한 선택으로 인해서 (널리 알려졌다), 어떻게 보면 고마운 일"이라고 냉소했다.
'지난해 12월 교통약자법이 통과됐는데도 해결이 어렵냐'는 진행자 질문에 김 의원은 "법안 통과 후 시행은 시간이 걸리고, 시행과정에서 우려가 있다"면서 "저는 기재부를 통제할 힘은 없다. 이동권은 국토부 소관인데, 장애인 의원이 (국회 국토위에) 포함돼 있지 않다. 부처 논의 과정에 참여 못하는 게 아쉽다"고 말했다. 다만 "올해는 제6차 장애인 종합계획이 수립되고, 그중 중요한 사항으로 이동권도 포함돼 있다. 윤석열 정부의 정책 바로미터를 보여줄 수 있는 기회"라며 "국정 과제로 가져가기 위해서 '우리가 이러이러하게 로드맵을 설정하겠다'란 약속을 하고, 그 약속을 지키도록 노력하는 게 중요하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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