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정찰위성 대량 투입 가능
"감시정찰 강화에 중요 이정표"
군 당국이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한 ‘고체연료 추진’ 우주발사체 첫 시험발사에 성공했다. 공교롭게도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하며 모라토리엄(발사 유예)을 파기한 직후 미사일 개발에 활용할 수 있는 군사적 기술을 과시한 셈이 됐다. 고체연료 추진 발사체는 액체연료 방식에 비해 구조가 간단하고 개발과 생산비가 저렴하다. 미리 연료 주입도 가능해 신속한 발사가 보장된다. 향후 고체연료 기술을 적용한 ‘정찰위성’ 대량 투입 길이 열린 것이다.
국방과학연구소(ADD)는 30일 충남 태안 종합시험장에서 자체 기술로 개발한 고체추진 우주발사체의 성능 검증을 위한 첫 번째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7월 고체연료 추진기관 연소 시험에 성공한 후 8개월 만으로, 서욱 국방부 장관을 비롯한 군 주요 인사들이 발사 장면을 지켜봤다. 고체연료 기반 발사체 개발은 이 기술 사용을 제한했던 ‘한미 미사일 지침’이 지난해 5월 한미정상회담을 계기로 종료되면서 속도가 붙었다.
이날 시험발사에서는 △대형 고체 추진기관 △페어링 분리 △단 분리 △상단부 자세 제어 등 우주발사체의 필수 기술을 집중 검증했다. 국방부는 “향후 추가 검증을 완료한 뒤 위성 실물을 탑재해 발사할 예정”이라며 “궁극적으로 소형 위성 또는 다수의 초소형 위성을 지구 저궤도에 올릴 수 있는 우주발사체 개발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군 정찰용 소형 위성이나 초소형 위성 등 민간과 국방에 모두 적용 가능한, 다목적 기술 개발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의미다.
ADD 측은 또 주요 구성품들을 검증하고 통합해 나로우주센터에서 한국 독자기술 기반의 고체 우주발사체를 발사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해당 기술이 민간에 이전되는 만큼 국내 우주산업 활성화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군 당국의 이날 시험발사는 원래 예정된 것이지만 사전 예고 없이 전격 공개한 점이 예사롭지 않다. 최근 연이어 ICBM을 쏘아 올린 북한의 발사 목적이 “정찰위성 성능 시험”에 있었던 만큼, 기술적 우위를 의도적으로 부각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 국방부는 보도자료에서 “북한이 ICBM을 발사한 매우 엄중한 시기에 고체 추진 우주발사체의 시험발사 성공은 우리 군의 독자적 우주 기반 감시정찰 강화에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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