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업체, 김일성 광장 대규모 인파 사진 공개
北, 선전일군 강습회서 '주체사상' 학습 당부
당국자 "태양절 전후 대규모 열병식 가능성"
평양에 ‘붉은 점’이 등장했다. 북한 최대 명절이자 기념일인 김일성 생일(4월 15일ㆍ태양절) 110주년을 앞두고 대규모 군중들이 빨간색 꽃을 들고 열병식 예행연습에 돌입한 정황이 포착된 것이다. 김일성 주석이 만든 ‘주체사상’ 학습 열기도 뜨겁다. 정주년(5ㆍ10년 단위로 꺾어지는 해)에 걸맞은 행사로 어느 해보다도 성대하게 태양절을 축하하겠다는 북한 당국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소리(VOA)방송은 31일 평양 김일성광장에 열병식 준비로 추정되는 대규모 인파가 등장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29일 민간 위성사진 서비스업체 플래닛랩스가 찍은 위성 사진에는 광장의 7분의 1을 채울 정도로 많은 인파와 붉은 빛을 띤 대형 점이 찍혔다. 열병식 때마다 등장하는 ‘붉은 물결’과 매스게임 연출을 위해 빨간색 수술과 꽃 등을 든 수많은 주민들이 동원돼 커다란 점 형태로 관측됐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지난해 9월 정권수립 기념일(9ㆍ9절) 73주년을 맞아 열린 열병식에서는 색색의 천을 든 여성 1,000명이 매스게임으로 인공기를 형상화하기도 했다.
4월 열병식을 암시하는 단서는 이 뿐만이 아니다. 북한 주민들은 최근 주체사상을 ‘열공’ 중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8~30일 진행된 노동당 제1차 선전부문 일군(간부) 강습회에 직접 서한을 보내 주체사상 학습을 당부했기 때문이다. 김 주석이 1967년 12월 발표한 주체사상은 북한 체제의 근간을 이루는 통치이념이다. 강습회에서는 “온 나라가 당중앙과 사상, 뜻, 행동을 같이하는 하나의 생명체로 되게 하는 데 당 사상 사업의 화력을 총집중해야 한다”며 일사분란한 결속을 주문했다. 열병식이라는 대형 이벤트를 앞두고 하나된 민심을 강조한 것이다.
정부 당국도 북한의 열병식 개최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북한이 2022년을 ‘혁명적 대경사의 해’로 지정한 데다, 이날 폐막한 강습회에서도 “대대적인 경축 분위기를 만들라”는 지시가 나오면서다. 게다가 이번 태양절은 북한이 뜻 깊게 기념하는 정주년인 만큼 규모 면에서 역대급 행사가 점쳐진다. 지난해에는 태양절 109주년 열병식을 생략하고, 9ㆍ9절 열병식만 열렸다. 민간 비정규군 위주로 열병식이 진행돼 전략무기 과시도 없었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은 태양절 100주년과 105주년 때에도 거창하게 열병식을 치렀다”며 “태양절을 전후로 인력을 최대한 동원해 성대한 잔치로 포장하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