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P·발행어음, 1년 미만 단기투자 대표주자
예금보다 높은 이자에 수시입출금 가능 상품도
투자 전 발행사 신용도 점검은 필수
편집자주
친절한 ‘금융+자산’ 설명입니다. 어려운 금융을 알면, 자산 쌓기도 쉬워집니다.
올해 들어 주가가 급등락을 반복하자 불안을 느낀 투자자들이 새 투자처를 찾아 나서고 있습니다. 그런데 막상 새로운 분야에 투자하려 해도 머리가 복잡합니다. 언제 다시 증시가 안정기에 접어들지 모르는 상황에서 몇 년씩 목돈을 한 투자처에 묶어 놓을 수 없기 때문이죠.
이런 고민에 빠진 투자자들이 살펴볼 만한 상품이 있습니다. 바로 기업어음(CP)입니다. CP란 기업이 단기자금 확보를 목적으로 발행하는 일종의 차용증입니다. 쉽게 말해 기업이 투자자로부터 돈을 빌린 후 만기가 도래하면 약속한 금액을 돌려주는 겁니다.
이 과정에서 투자자가 수익을 올리는 방법을 이해하려면 ‘할인’이라는 개념을 알아야 합니다. 할인이란 CP에 기재된 금액(액면가액)을 기업에 건네면서 받는 일종의 선이자입니다. 예를 들어 1억 원짜리 액면가액의 CP가 있다고 가정해봅시다. 투자자는 이를 매입할 때 9,900만 원을 기업에 주고, 기업은 만기일에 액면가액(1억 원)을 상환합니다. 이렇게 되면 투자자는 100만 원의 수익을 거둘 수 있겠죠. 이때 발생한 할인율(1%)을 CP금리라고 합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CP금리(91일 만기물 기준)는 2020년 말 1.09%에서 지난해 말 1.55%로 0.45%포인트 올랐습니다. 이 같은 흐름은 올해에도 이어져 지난달 25일에는 1.63%를 기록했습니다.
윤성환 금융투자협회 시장관리본부 채권부장은 “CP 발행기업이 투자자를 모으려면 시중금리를 반영해야 한다”며 “결국 지난해와 올해 기준금리가 오른 것이 CP금리 인상에도 영향을 미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올해 추가 금리인상이 예상되는 만큼 CP금리 역시 또 오를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개인투자자는 MMF 통한 간접투자 활발
그런데 문제가 하나 있습니다. 개인투자자는 CP에 직접 투자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통상 투자금액이 억 단위를 넘어가는 CP 특성상 일반 직장인이 선뜻 뛰어들기에는 장벽이 너무 높습니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개인투자자는 금융사가 운용하는 머니마켓펀드(MMF)를 통해 CP에 간접 투자합니다. MMF란 고객의 돈을 모아 CP, 국공채 등 단기금융상품에 집중 투자하는 상품입니다. 지난달 28일 기준 국내 MMF 상품은 총 234개로 1년 운용수익률은 1% 안팎을 기록했습니다. CP에 직접 투자하는 것보다 수익률이 다소 낮지만 수시로 입출금을 할 수 있고, 출금 시 수익률을 일할 계산해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최근에 이 같은 MMF의 장점이 알려지면서 자금이 몰리고 있기도 합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MMF의 순자산총액은 △2018년 말 90조3,000억 원 △2019년 말 105조6,000억 원 △2020년 말 126조3,000억 원 △지난해 말 135조9,000억 원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증권사 발행어음은 연 10% 특판상품 내놓기도
그럼에도 수익률이 너무 낮다고 여기는 투자자는 증권사의 발행어음으로 눈을 돌려보면 좋습니다. 발행어음은 증권사가 자체 신용을 바탕으로 자기자본의 2배까지 발행하는 어음으로, 만기가 1년을 넘지 않는 단기 유동성 금융상품입니다.
증권사는 발행어음으로 조달한 재원을 기업에 빌려주고 이자를 받아서 투자자에게 약정한 원금과 이자를 줍니다. 국내에는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미래에셋증권 등 신용등급이 높은 대형 증권사 4곳에서만 발행하고 있습니다. 예금자보호대상 상품은 아니지만, 증권사가 사라지지 않는 이상 약속한 금액을 모두 받을 수 있어 원금 손실가능성이 낮은 편입니다.
발행어음은 △1년간 매달 일정액을 넣는 적립형 △만기를 선택하는 약정형 △언제든 돈을 넣었다 뺄 수 있는 수시형으로 나뉩니다. 현재 적립형 발행어음 금리는 △한국투자증권 연 3% △NH투자증권 연 2.5% △KB증권 연 4%입니다. 미래에셋증권은 적립형 발행어음 상품은 판매하지 않습니다. 최소가입금액은 월 10만 원이고, 월 납입한도는 1,000만~1,200만 원으로 각 증권사마다 차이가 있습니다. 약정형은 증권사·만기별로 금리가 연 1.25~2.4%로 다양합니다. 수시형 금리는 연 1.25~1.3%로 다른 상품에 비해 낮지만 언제든 팔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특판상품을 잘 찾으면 더 많은 이자를 챙길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NH투자증권은 농협금융 출범 10주년을 기념해 지난달 연 10% 적립형 발행어음 상품을 내놨습니다. 최저가입금액 월 10만 원, 최대 한도 월 50만 원짜리 상품으로, 신청 고객 중 추첨을 통해 뽑힌 1,000명이 이 상품에 가입했습니다. 해당 상품은 이미 판매가 끝났지만, 각 증권사별로 이와 비슷한 특판상품이 종종 나오기 때문에 발행어음에 투자할 의사가 있다면 관심을 가지고 찾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하지만 기업어음과 발행어음 모두 회사 경영상황에 따라 원금을 보장받지 못할 수 있다는 점을 항상 명심해야 합니다. ‘대마불사’를 무조건적으로 신봉해도 안 됩니다. 증권사 관계자는 “과거 동양그룹이 핵심계열사들의 부도 위험성을 숨기고 CP를 판매해 소비자들이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며 “어음 관련 상품을 구매하기 전에 반드시 발행회사의 신용등급과 경영상황을 점검해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