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위 임명 당일 사의 표한 김태일 장안대 총장
"새 선거제도 설계...기대 걸고 인수위 참여 결정"
"국민의힘 내 반발 있는데 통합위 활동 의미 있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국민통합위원회 정치분과위원장에 임명된 당일 사의를 표명한 김태일 장안대 총장은 1일 "인사 발표가 나니 국민의힘 쪽에서 반발이 강한 것 같다는 이야기가 들렸다"고 사의 배경을 설명했다. '국민 통합'이란 대의를 위해 인수위에 참여하기로 했지만, 당내 반발 기류로 자신의 참여 명분이 떨어졌다고 판단했다는 말이다.
김 총장은 이날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 인터뷰에서 "저는 국민 통합의 대의에 동의해 함께하고자 했는데 계속 분란 삼아서 해봐야 주변 사람들 불편하게만 할 것 같았다"며 이렇게 말했다.
김 총장은 자신을 영입한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이 당내 분위기를 전했다고 밝혔다. 당내 반발의 이유에 대해서 "정확히는 모르겠다"면서도 페미니즘 관련 윤 후보측 입장을 비판한 칼럼과 KBS 이사를 3년간 맡으며 "정치적 후견주의를 넘어서자"며 "편을 먹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짐작했다.
김 총장은 영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전국통일문제연구소협의회 상임대표,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공동대표를 역임했다. 2004년 열린우리당 소속으로 대구 수성갑 총선에 출마하고 2014년 민주당‧새정치연합 신당창당추진단 위원을 맡는 등 한때 민주당에 몸담기도 했다. 2017년에는 국민의당 혁신위원장, 제2창당위원회 공동위원장을 지냈다. 바른미래당 추천 몫으로 2018년부터 3년간 KBS 한국방송공사 이사를 맡았는데, 이때 김상근 이사장의 연임에 찬성표를 던지는 등 다른 야당 추천 이사들과는 다른 행보를 보였다.
"반대론자 전향시키는 국민통합은 안 돼"
이런 이력으로 국민의힘 측에서 김 총장이 국민통합위 정치분과위원장에 임명된 사실이 알려지자 부정적 의견이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총장은 "공영방송의 공영성 실현을 위해서 현재 정치적 후견주의는 명백히 문제가 있다"며 "그건 넘어서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KBS 이사 시절 누가 추천했든 간에 KBS 강령 실현에 우리가 매진하자고 천명을 하고 실제로 그렇게 행동했지만, 편먹자고 하는 쪽에서는 싫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1월 윤 당선인의 여가부 폐지 공약에 대해 "페미니즘에 대한 거부감을 조장해 특정 집단의 지지를 얻으려 한다"고 비판한 경향신문 칼럼도 입길에 오르고 있다. 김 총장은 이 칼럼에 대해 "여성가족부 폐지보다 페미니즘의 취지와 가치를 왜곡했다는 것이 정말 걱정스러웠다"며 "제가 표현을 좀 뾰족하게 한 대목이 있어서 걱정이 됐던 모양"이라고 말했다.
김 총장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인수위에 합류하려 했던 이유를 두고 행정부와 입법부 권력이 다른 세력이 장악한 '분할 정부'의 상황에서 역할을 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그는 "정치분과위원장으로 하고 싶었던 것은 승자 독식 체제를 넘어서는 제도 설계를 해볼까 하는 마음을 갖고 있었다"며 "국민 통합이라는 걸 반대자, 비판자를 전향시키고 투항시키는 것으로 해서는 안 된다. 지금까지 그렇게 해 왔는데, 서로 다른 것들이 공존하고 상생하는 개념으로 설정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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