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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도 근시, 3대 실명 질환 '녹내장' 위험… 40대부터 정기검사 필요

입력
2022.04.02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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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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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내장은 시신경이 눌리거나 혈액 공급에 장애가 생겨 시신경 기능에 이상이 생기는 병이다. 당뇨병성망막증, 황반변성과 함께 3대 실명 질환이다.

녹내장 초기에는 뚜렷한 증상이 없어 알아차리기 어렵고 병증이 꽤 심해져 실명에 이를 무렵에서야 시야가 흐릿해지는 증상이 나타난다. 녹내장을 ‘소리 없는 시력 도둑’으로 부르는 이유다.

김용찬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안과 교수는 “녹내장이 발병하면 무조건 실명하는 것으로 오해할 때가 많지만 조기 발견해 적절히 치료하면 실명하지 않는다”며 “일단 녹내장이 진행되면 치료를 받더라도 시야와 시력을 되돌릴 수 없는 만큼 조기 발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안압 상승·노화 영향

녹내장 원인은 아직 명확하지 않지만 안압 상승과 노화가 주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진다.

실제로 높은 안압이 녹내장을 일으키는 원인이 될 수 있다. 안압을 상승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특히 극심한 통증을 동반하고 중년 여성에서 많이 발생하는 급성 폐쇄각 녹내장은 흔히 두통과 구역감을 동반하기에 뇌 질환과 착각하기 쉽고, 처치가 늦어지면 짧은 기간에 실명될 수 있다. 급성 폐쇄각녹내장은 나이가 들어 점점 두꺼워진 수정체에 비해 눈 용적이 작아 눈의 하수구(섬유주)를 막으면서 나타난다.

그러나 안압이 낮다고 녹내장이 안 걸리는 것은 아니다. 정상 안압은 일반적으로 10~21㎜Hg지만 사람에 따라 안압이 정상 범위에 있어도 시신경 손상을 받는 경우가 있다.

특히 우리나라를 포함해 중국ㆍ일본 등 동북아시아의 경우 안압이 높지 않아도 녹내장이 발생하는 환자, 즉 ‘정상 안압 녹내장’ 환자 비중이 서양보다 월등히 높은 전체의 80% 이상이다.

김용찬 교수는 “안압은 녹내장이 발생하는 주원인이지만 유일한 원인은 아니다” 라며 “평균보다 높은 편이라도 시신경을 잘 보호할 수 있는 눈은 녹내장이 발생하지 않지만, 안압이 평균 이하라도 시신경을 잘 보호할 수 없는 구조를 가진 눈은 녹내장이 생길 수 있다”고 했다.

◇당뇨병ㆍ고도 근시라면 위험

고혈압ㆍ당뇨병 같은 기저 질환은 녹내장 위험 요인으로 알려진다. 당뇨병이 오랜 기간 조절되지 않으면 당뇨합병증으로 인한 섬유 혈관 조직이 섬유주를 덮게 되면 안압이 크게 높아진다. 마찬가지로 포도막염이라는 눈의 만성적 염증이 생겨도 섬유주가 망가져 안압이 올라간다. 원래부터 안압이 높게 형성된 눈도 있다.

고도 근시의 원인 중 하나인 ‘축성 근시’로 안구 앞뒤가 길어지면 시신경이 당겨지면서 상대적으로 시신경이 더 얇아지고 구조적인 이상 발생률이 높아지며 녹내장 위험을 높인다.

아울러 축성 근시로 인해 시신경을 보호하는 공막(흰자위)이 바람 넣은 풍선처럼 얇아지게 되고, 안구가 커진 만큼 혈관이 증가하지 못해 나타나는 혈류 저하도 시신경 건강에 간접적이지만 악영향을 끼친다. 도수가 높은 안경을 착용하면 녹내장 검사가 필요하다.

◇흐릿한 시야, 주변부에서 중심부로 확대

녹내장이 발생하면 시야 주변부부터 잘 보이지 않게 된다. 이런 증상은 점점 시야의 중심부로 확대된다.

그러나 증상이 아주 천천히 장기간에 걸쳐 나타나므로 자각하기 어렵고 병이 어느 정도 진행된 후에야 자각 증상을 호소한다. 특히 글씨를 읽는 등의 시력은 대부분 보존되므로 쉽게 알기 어렵다. 따라서 눈에 통증이 있거나 침침하고 초점을 맞추기 어렵다면 바로 전문의를 찾아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

◇40대부터 녹내장 정기검사 필요

녹내장은 양쪽 눈에 발생할 때가 많지만 시신경 손상 정도에 차이가 커 상대적으로 건강한 눈에 의해 손상이 심한 눈 증상을 느끼지 못할 때도 많다.

김용찬 교수는 “녹내장은 치료하더라도 이미 손상된 시신경 기능을 돌이킬 수 없고 손상 진행을 늦추는 치료만 가능하므로 다른 질환보다 조기 발견과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며 “노안이 시작되는 40대 이상이거나 고혈압이나 당뇨병 등 심혈관 질환이 있거나, 심한 고도 근시나 초고도 근시이거나, 가족력이 있다면 6개월에서 1년에 한 번 정기적으로 안과를 찾아 녹내장 정밀 검사를 받을 필요가 있다”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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