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니혼게이자이 "러 우크라 침공 후 현상"
"대만 침공 경계, 中투자 계속할지 논의 중"
중국 주식이나 채권에 투자한 외국인 자금이 올 들어 급격하게 빠져나가고 있다는 진단이 일본 언론에서 나왔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올해 1분기 외국인 투자자에 의한 중국 주식·채권의 순매도액이 384억 위안(약 7조3,500억 원)에 달한다고 집계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러시아 통화와 자산 가치가 급격히 하락하자 해외 투자자들이 권위주의 체제인 중국에 대한 투자도 재검토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는 분석했다.
이 신문은 외국인 투자자의 상하이와 선전 상장 주식 매매 현황을 홍콩을 경유하는 상호거래 동향을 통해 파악한 결과, 3월 451억 위안 규모의 순매도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해외의 중국 채권 보유 잔액도 2월 말 기준 전월 대비 803억 위안 감소해, 통계를 낼 수 있는 2015년 1월 이후 감소 폭이 최대가 됐다는 것이다. 주식과 채권을 합하면 1~3월(채권은 2월까지) 순매도액은 384억 위안에 달해, 2015년 중국의 성장 둔화가 가시화한 ‘차이나 쇼크’ 때나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초기 국면을 웃돌았다.
신문은 코로나19 대응으로 인해 중국 경제의 올해 성장 전망이 크게 하향 조정되고 있어, 단기 수익을 노리고 유입됐던 자금부터 유출되고 있을 가능성도 지목했다. 하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속도가 더 빨라졌다는 점에서 이번 대규모 유출이 일시적이지 않고 장기화할 것이란 분석이다. 앞서 국제금융협회(IIF)는 지난달 24일 우크라이나 침공 후 중국으로부터 대규모 자금이 유출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전례 없는 유출”이라며 “외국인 투자자가 새로운 시각으로 중국을 보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주요 신흥시장 펀드에서는 2008년 10%에 불과했다가 최근 40% 가까이 높아졌던 중국·홍콩 주식의 편입 비율이 최근 29%까지 급락했다. 반면 정치나 경제의 자유도를 고려해 투자 배분을 결정하는 ‘자유주의 100 신흥시장지수’에 연동되는 상장지수펀드(ETF)에는 지난 3월 과거 최대인 5,300만 달러(약 646억 원)가 유입됐다고 신문은 전했다.
주식시장의 ‘큰손’인 연기금도 인권 등 가치관을 이유로 중국 투자를 줄이는 모습을 보인다. 세계 최대 국부펀드인 노르웨이 정부 연기금은 지난달 인권 침해에 관여한 의혹이 있다며 중국의 스포츠 의류 대기업 ‘리닝’을 투자 대상에서 제외한다고 발표했다. 중국 투자에 적극적이던 일본의 한 연기금은 니혼게이자이에 “중국의 대만 침공 가능성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있다”며 “중국에 투자를 계속할지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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