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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제타격' 발언한 서욱에 '미친 X'... 北 '국방장관 헐뜯기' 재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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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제타격' 발언한 서욱에 '미친 X'... 北 '국방장관 헐뜯기' 재개

입력
2022.04.03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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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부 출범 앞서 '강 대 강 대치' 본격화

서욱(앞줄 오른쪽) 국방장관이 지난달 25일 공군기지를 방문해 군사대비태세를 점검하고 있다. 국방부 제공

서욱(앞줄 오른쪽) 국방장관이 지난달 25일 공군기지를 방문해 군사대비태세를 점검하고 있다. 국방부 제공

북한이 '선제타격'을 언급한 서욱 국방부 장관을 겨냥해 '쓰레기', ‘미친 X' 등의 원색적인 표현을 써가며 남측 '국방수장 헐뜯기'를 재개했다. 보수 정권의 국방장관을 비난할 때 동원하던 고강도 표현들을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과 박정천 비서가 동시에 언급하며 수위가 높아졌다는 해석이다. 윤석열 정부 출범을 앞두고 '강 대 강' 대치를 본격 예고한 것으로 보인다.

김 부부장은 3일 북한 매체에 공개된 담화에서 "지난 1일 남조선 국방부 장관은 우리 국가에 대한 선제타격 망발을 내뱉으며 반공화국 대결광기를 드러냈다"며 "미친 X이고 쓰레기"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나는 이 자의 객기를 다시 보지 않게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연이어 공개된 박 비서의 담화에는 서 장관의 실명을 거론했다. 그는 "남조선 국방부 장관 서욱이 1일 위험한 망발을 쏟아냈다"며 "핵 보유국에 대한 선제타격을 운운하는 것이 미친 X인가 천치바보인가"라고 했다.

'선제타격' 발언에 北 민감…김관진 '군견 물기'

2013년 4월 6일 북한이 '전쟁 광신도'로 극렬 비난하는 김관진 국방부 장관의 얼굴 사진이 붙은 허수아비를 북한 군견들이 물어뜯고 있는 모습.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2013년 4월 6일 북한이 '전쟁 광신도'로 극렬 비난하는 김관진 국방부 장관의 얼굴 사진이 붙은 허수아비를 북한 군견들이 물어뜯고 있는 모습.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이들이 문제 삼은 것은 서 장관의 '선제타격' 언급이다. 서 장관은 지난 1일 육군 미사일전략사령부 개편식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징후가 명확할 경우에는 발사 원점과 지휘·지원 시설을 정밀 타격할 수 있는 능력과 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했다. 이는 우리 군의 유사시 대북 선제타격을 뜻하는 '킬체인'(Kill Chain)을 의미한다. 미사일을 방어할 대공 감시체계가 취약한 북한은 킬체인이 언급될 때마다 극도로 민감하게 반응했다.

이명박·박근혜 정부 당시 김관진 국방장관은 "북한의 핵공격 징후가 포착되면 선제타격하겠다"고 공개 발언한 데 이어 장병들에게도 북한 도발 시 '선(先)조치, 후(後)보고' 형식으로 강력 대응할 것을 강조했다. 이에 북한은 김 전 장관을 '괴뢰 김관진 역도', '첫 번째 벌초대상' 등으로 칭하는가 하면, 그의 사진이 붙은 허수아비를 군견들이 물어뜯게 하는 장면을 공개 보도한 바 있다.

한민구 장관 이름 '삼행시'로 비난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24일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현장을 지도한 뒤 군인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조선중앙TV 캡처 뉴시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24일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현장을 지도한 뒤 군인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조선중앙TV 캡처 뉴시스

박근혜 정권 당시 한민구 장관도 마찬가지였다. 2014년 7월 한 장관이 육군 미사일사령부(미사일전력사령부 전신)를 전격 방문해 "언제든 북한을 타격할 준비를 하라"고 지시하자, 북한은 발끈했다. 노농적위군 대변인 담화를 통해 한 장관을 '늙다리 미친 개'에 빗대면서 "한심한, 민충이 권력 앞에서는 체면 따위는 아랑곳 없이, 구접살스럽게 달라붙는다”며 그의 이름으로 삼행시까지 지어 비난했다.

문재인 정부의 두 번째 국방수장이었던 정경두 장관도 이를 비껴가지 못했다. 다만 수위는 낮았다. 2020년 6월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후 북한이 대남군사행동 보류 방침을 발표하며 숨 고르기에 나서자, 정 전 장관이 "보류가 아닌 완전 철회해야 한다"고 밝힌 것을 걸고 넘어졌다. 김영철 당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이 "경박하고 우매한 행동"이라고 비하했다. 이에 정 전 장관은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걔들(북한)이 그렇게 한다고 해서 우리의 국방태세가 약화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정승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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